'훅 가거나 확 뜨거나'…文-安 TV토론 준비도 '전쟁처럼'

입력 2017-04-10 17:40  

'훅 가거나 확 뜨거나'…文-安 TV토론 준비도 '전쟁처럼'

文측 "有경험 유리"…다선의원 주축 토론자문위 만들듯

安, 언론인 출신 준비팀 구성…콘텐츠 부각 전략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박수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간 대결이 사실상 양강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양측이 TV토론 준비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민주당이든 국민의당이든 경선 당시 TV토론은 승부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상황이어서 변별력이 없었지만, 이번만큼은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워낙 박빙의 판세여서 승부에 미칠 영향을 속단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특히 중앙선관위가 원고 없는 '스탠딩토론'을 벌이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TV토론을 준비하는 양측의 수 싸움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문 후보 측은 이미 5년 전 당시 박근혜·이정희 대선후보와 본선 TV토론을 경험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2012년 대선과 이번 대선후보 경선에서 TV토론을 준비하며 문 후보와 호흡을 맞춘 신경민 의원이 미디어본부장을 맡아서 토론 준비를 진두지휘한다.

문 후보 측은 새로 도입된 '스탠딩 토론' 형식이 특별히 불리할 게 없다는 태도다.

지난 대선에서 TV토론을 준비할 때 토론에 필요한 정책이나 공약을 숙지한 데다 5년 동안 콘텐츠가 더 보강돼서 누구와 겨뤄도 밀릴 게 없다는 판단이다.

문 후보 측은 유리한 고지를 점하긴 했지만, 끝까지 방심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별도의 자문팀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선대위 진성준 TV토론단장은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토론 경험이 많고 전략적인 감각이 좋은 전·현직 의원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말씀을 들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문위원회에는 이해찬 박병석 민병두 의원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측은 KBS·YTN 언론인 출신의 국민캠프 표철수 소통자문단장을 필두로 상황실, 정책실 인력을 보강해 토론회 준비팀을 꾸린다.

캠프는 안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부터 '대본 없는 끝장토론'을 주장해온 만큼 스탠딩 토론이 유리한 방식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수차례 TV토론과 언론 인터뷰로 단련돼 기술적인 면에서 어느 정도 준비가 됐고, 올해 초부터 재벌개혁, 일자리, 안보, 여성 등 각종 정책을 발표하며 콘텐츠 면에서도 자신 있다는 것이다.

표 소통자문단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안 후보가 가진 특장점과 포지티브(긍정적)한 면을 위주로 토론회에 임할 계획"이라며 "안 후보의 콘텐츠를 부각하는 쪽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캠프에서는 문 후보와의 토론은 큰 변수가 안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다른 후보들의 공격이 주로 문 후보에게 쏠리느라, 문 후보는 그것을 방어하는 데 바쁘지 않겠느냐"며 "애초에 문 후보에게 맞토론을 제안한 것도 안 후보였으니 자신 있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 측이 공히 신경 쓰는 변수가 있다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가 토론에서도 변칙적으로 나온다면 정공법에만 익숙해진 후보들이 당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홍 후보가 정책·공약 토론 대신 감정을 자극하는 언사 등으로 공세를 취한다면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유권자가 지켜볼 것"이라며 "어느 정도의 대비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도 "토론의 달인인 홍 후보는 상대의 감정을 건드리는 데 능한 사람"이라며 "당내 경선 토론회야 신사적인 토론이 가능했지만 본선 토론회에서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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