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정면대결하는 커제 9단이 "최선을 다해서 승리하겠다"며 결전 각오를 다졌다.
커제 9단은 10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에 있는 중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구글 딥마인드와 중국기원, 중국 정부가 다음 달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개최하는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에 참가하는 소감을 밝혔다.
커제 9단은 다음 달 23·25·27일 세 차례에 걸쳐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일 대 일 대결을 펼친다.
커제 9단은 "300년 전 증기기관이 처음 등장할 당시 인간의 상상을 초월했다. 지금은 딥마인드가 알파고를 발명해 모든 바둑 기사들을 놀라게 했다"며 "알파고와 대결하는 것은 미래와 대화하는 것처럼 특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알파고와 대결하는 주인공이 돼 정말 기쁘다"고 기회를 제공한 딥마인드 측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커제 9단은 "저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미래에 이로운 점을 가져오리라고 믿는다. 미래는 그들로 인해 바뀔 것이다"라며 "이런 역사의 흐름 속에서 알파고라는 강한 상대를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말 최선을 다해 바둑을 둘 것이다. 쉽게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진다고 생각하지 않고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필사의 신념으로 두겠다"고 승리욕을 보였다.
중국 바둑랭킹 1위인 커제 9단은 비공인이지만 세계랭킹 1위로 인정받는 바둑 고수다.
그는 세계대회에서 네 차례 우승했으며, 현재 삼성화재배와 몽백합배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알파고는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국'을 펼치며 인공지능계와 바둑계에 화려하게 이름을 알렸다.
당시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을 5전 4승 1패로 제압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세돌 9단은 네 번째 대국에서만 알파고를 이겼다.
그 후 1년 이상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친 알파고는 다음 맞대결 상대를 커제 9단으로 정했다.
또 다른 중국의 정상급 기사들과 페어바둑, 상담바둑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바둑 대결을 펼치기로 했다.
만약 알파고가 커제 9단을 비롯한 중국의 모든 기사를 이긴다면 이세돌 9단은 알파고에게서 승리를 거둔 최후의 인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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