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남 차관 "모든 당사자 위안부 합의 취지·정신 존중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10일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과의 면담에서 부산 총영사관 소녀상 문제와 관련한 일본 측 입장을 전달했다고 외교부가 10일 밝혔다.
나가미네 대사는 부산 총영사관 앞 소녀상이 이전돼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임성남 차관은 "모든 당사자들이 위안부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소녀상 관련 가능한 조치를 모두 취했으며, 합의의 취지와 정신은 양측 모두 존중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소녀상 설치에 대한 항의 표시로 귀국했다 85일만에 돌아온 나가미네 대사는 지난 4일 서울로 귀임하면서 "즉시라도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 국무총리 등 중요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한일 (위안부) 합의의 실시(이행)에 대해 강력하게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울러 임 차관과 나가미네 대사가 최근 연이은 탄도 미사일 도발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 관련한 한일 간 긴밀한 공조를 평가하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임 차관은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에 대해 "늦었지만 귀임을 계기로 양국간 소통이 보다 긴밀히 이루어지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나가미네 대사가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보다 더 의미 있는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앞서 나가미네 대사는 이날 면담 뒤 취재진과 만나 "시리아 상황과 북한 문제가 지금 큰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일본과 한국은 이런 와중에도 확실히 연계하고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한 간에 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가 작년 체결돼 정보 교류가 많이 이뤄지고 있고, 일미한 3국간 협력도 진전됐다"며 "이런 측면을 토대로 일한관계를 한층 더 진전시켜 가자는데 대해 (임 차관과)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런 점들에 관해 앞으로 한국의 중요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별도로 질문은 받지 않은 나가미네 대사는 당시 기자들 앞에서 위안부나 소녀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소녀상 이전 요구에 대한 한국민의 비판 여론과 양국간 대북 공조 중요성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나가미네 대사는 귀임 이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외교·통일·국방 장관 등과의 면담을 신청했으나 우리 정부는 이를 일단 보류했다.
이후 차관급으로 황 권한대행을 보좌하는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지난 6일 나가미네 대사를 면담했다. 외교부에서도 면담자의 격과 일본에 대한 국민감정 등을 고려해 장관 대신 차관이 나선 것으로 보인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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