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교사부부는 최근 별거"…교사 옆에 있던 아이 희생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10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동부도시 샌버너디노의 노스파크 초등학교 교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범인은 이 학교 교사의 남편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샌버너디노 경찰국 조사결과 세드릭 앤더슨(53)으로 신원이 확인된 범인이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교실에 침입해 이 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아내 캐런 엘리언 스미스를 겨냥해 총을 쏜 것으로 드러났다.
총격으로 스미스는 숨졌고, 아내를 살해한 앤더슨도 갖고 있던 총으로 자살했다.
교사의 뒤에 있던 학생 2명이 총에 맞았고 이들 중 한 명이 인근 병원인 로마 린다 메디컬센터로 후송됐으나 숨졌다. 사망한 학생은 조너선 마르티네스(8)로 확인됐다.
총에 맞은 다른 9세 소년은 현재 안정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번 총격 사건으로 학생, 교사를 포함해 3명이 숨지고 한 명이 다쳤다.
샌버너디노 통합교육행정구의 마리아 가르시아 대변인은 "총격은 지적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수업 도중에 발생했다"면서 "교실에는 1학년부터 4학년까지 학생 15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재러드 버건 샌버너디노 경찰국장은 "학생들은 교사 곁에 있다가 총에 맞았다. 범인이 학생들을 조준해서 총을 쏘지는 않은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숨진 교사와 범인은 최근 몇 개월간 혼인 상태에 있었지만, 최근에는 별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옆 반 교실에 있던 이 학교 3학년 학생은 "세 발의 총성을 들었는데, 선생님이 땅에 엎드리라고 했다"고 사건 당시 상황을 전했다.
노스파크 초등학교는 프리킨더(취학전)부터 6학년까지 환경, 과학 등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종의 특수 학교(매그닛 스쿨)라고 교육행정구 측은 말했다.
이 학교에는 무장한 보안요원이 배치돼 있지는 않지만, 캠퍼스 보안 자체는 매우 엄격하게 유지되고 있었다고 교육행정구 관계자는 설명했다.
모든 부모, 자원봉사자, 교직원이 출입원장을 기입하도록 돼 있고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포토ID)을 제시해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총격 사건을 저지른 앤더슨이 어떻게 학교에 들어갔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학생들은 인근 케이준 고교로 대피했으며, 추가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스파크 초등학교를 비롯해 인근 케이준 고교, 힐사이드 초등학교까지 폐쇄된 상태다.
앞서 샌버너디노에서는 총격 테러범 사이드 파룩과 타쉬핀 말리크 부부가 지난 2015년 카운티 공무원들의 크리스마스 송년 파티에서 총을 난사해 14명을 죽이고 22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인구 21만6천 명의 샌버너디노 시는 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며, 시 재정파탄으로 급속한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벳시 디보스 미국 교육장관은 트위터에 "내 마음과 기도가 오늘 샌버너디노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의 희생자들에게 전해지길 빈다"는 글을 올렸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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