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이 인공 자궁내막(endometrium)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케임브리지대학 영양막 연구센터(Center for Trophoblast Research)의 그레이엄 버튼 실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자궁내막 조직에서 채취한 세포를 배양, 자궁내막 오가노이드(organoid)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오가노이드란 세포 배양으로 만든 실험용 미니 장기를 말한다.
자궁내막 조직을 배양접시에서 만들어냄으로써 멘스 주기와 임신 초기에 자궁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자궁내막증 같은 자궁내막 관련 질병의 발병 과정을 밝혀낼 수 있게 됐다고 버튼 박사는 말했다.
이 미니 자궁내막은 배양접시에서 여러 달 동안 생존하면서 자궁내막의 기능을 정확하게 보여 주었다.
여성 성호르몬에 반응하고 임신 첫 몇 달 동안 배아에 영양을 공급하는 단백질로 알려진 자궁 유상액(uterine milk)을 분비했다.
또 멘스 주기가 진행되면서 자궁내막은 점점 두꺼워지고 혈관들이 늘어나면서 임신을 준비하기도 했다. 임신하지 않는 경우는 이 두꺼워진 조직이 무너져 내리면서 생리혈로 방출된다.
연구팀은 이 미니 자궁내막을 이용해 ▲ 멘스 주기 ▲ 임신 초기 ▲ 자궁내막증(endometriosis)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생리혈의 양은 여성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그 이유와 불규칙 멘스가 나타나는 원인도 찾아낼 수 있기를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동물실험에서는 자궁샘(uterine gland)에서 분비되는 유상액이 수정란의 자궁벽 착상에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부분도 정확하게 규명될 수 있기를 연구팀은 희망하고 있다.
임신 초기에 나타나는 변화를 관찰하면 태아의 성장 지연, 임신중독증인 자간전증, 사산 등의 원인을 찾아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버튼 박사는 말했다.
이러한 임신 합병증들은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해서 태반이 생성되는 시기에 발단된다는 증거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자궁내막증은 수정란이 착상하는 장소인 자궁내막이 자궁 이외의 장소인 난소, 복막, 방광, 나팔관 등의 다른 장기에 부착해 여성호르몬으로 증식하면서 인근 장기들끼리 유착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극심한 골반통과 월경통을 일으킨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며 따라서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법도 없다.
이 원인도 밝혀질 수 있기를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세포생물학'(Nature Cell Biology) 최신호(4월 10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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