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도루 1위 넥센, 이번 시즌에는 자제하는 모습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장정석(44) 감독 체제로 치른 8경기에서 지난해와는 다른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취임 직후 각 분야 전문가가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필드 매니저'가 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던 장 감독은 정규시즌에 들어서도 경기 개입을 가능하면 자제한다.
이는 희생번트와 고의4구가 한 차례도 없었던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8경기에서 3승 5패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린 넥센은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희생번트가 없는 팀이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통계학)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구단 가운데 하나인 넥센은 원래부터 번트를 자제하는 팀이다.
베이스와 아웃카운트를 맞바꾸는 작전인 희생번트는 무사 2루 등 특수한 상황에서 1점이라도 얻을 득점 확률은 높여주지만, 기대 득점은 오히려 낮춘다는 통계 자료도 있다.
리그에서는 한화가 희생번트 7개로 가장 많았고, SK와 두산이 각각 한 차례씩 기록했다.
여기에 넥센은 한화와 함께 퀵후크(3실점 이하 선발투수를 6회 이전에 교체)가 아직 한 번도 없는 팀이다.
4일 사직 롯데전은 선발투수가 초반에 무너져도 일단 기회를 주고 지켜보는 장 감독의 성향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선발 최원태는 1회 이대호와 최준석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내주는 등 2회까지 5실점 했다.
더는 롯데 타선을 버티기 힘들어 보였지만, 장 감독은 최원태를 그대로 마운드에 뒀다.
이후 안정을 찾은 최원태는 3회부터 6회까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최원태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에 성공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여기까지는 작년 넥센의 운영 방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과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바로 도루다. 넥센은 4번 도루에 성공해 리그 공동 5위다.
지난해 박병호(미네소타)를 떠나 보내고 시즌을 시작한 넥센은 도루에서 대안을 찾았고, 정규시즌 8경기 기준 11번 도루에 성공했다.
대신 도루 실패가 8개로 적지 않아 넥센의 뛰는 야구를 가리켜 '불나방'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지난시즌 넥센은 도루 성공 154개로 1위, 도루 실패도 83개로 최다를 기록했다.
장 감독은 취임 후 "지나친 도루 시도는 부상 위험과 체력 소모가 우려된다. 일정 성공률을 넘기지 못하면 오히려 팀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결과도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올해 넥센의 줄어든 도루에서 무작정 뛰기보다 성공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장 감독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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