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명경재 단장 연구팀 "세포의 노화·암 억제 효과 있어"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DNA를 복구하는 단백질이 세포의 다이어트도 돕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DNA 손상이 없을 때에는 단백질 생산을 줄여 노화와 암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 명경재 단장 연구팀은 'SHPRH 단백질'(DNA 손상을 복구하는 단백질)이 세포의 단백질 생산을 줄여 건강하게 만드는 기능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세포는 영양분이 부족할 때 '엠토'(mTOR)라는 인산화 효소를 이용해 단백질 생산을 줄임으로써, 노화나 암 등의 질병을 막는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엠토 메커니즘에 작용하는 단백질이나 구체적인 리보솜 DNA의 전사 억제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특히 세포의 다이어트는 단백질 합성 공장인 리보솜의 DNA 전사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리보솜 DNA를 RNA로 전사하는 역할을 하는 RNA 중합효소가 어떻게 전사 RNA를 인식하는지에 대해서도 밝혀져 있지 않다.
연구팀은 RNA 중합효소가 DNA를 인식하는데 SHPRH 단백질이 작용한다는 것을 새롭게 밝혀냈다.
세포 염색 실험 등을 통해 SHPRH 단백질이 RNA 중합효소가 결합하는 리보솜 DNA의 프로모터(DNA 염기서열 앞부분) 부위에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엠토 효소를 억제하는 물질을 처리하자, 프로모터에 결합한 SHPRH의 양이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
즉 SHPRH 단백질은 엠토 효소를 이용해 DNA의 프로모터 부위에 결합하고, RNA 중합효소가 DNA를 인식하는 것을 도와 리보솜 DNA의 전사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양분이 충분한 평상시에는 SHPRH 단백질이 리보솜 DNA 프로모터에 모여 있지만, 영양분이 부족할 때는 서로 응집해 집합체를 만들게 되며 이 SHPRH 집합체는 RNA 중합효소와 결합할 수 없기 때문에 리보솜 DNA의 전사 과정이 억제된다.
SHPRH 단백질은 세포의 영향 상태와 외부 환경에 따라 세포 내 분포를 바꿔 단백질 생산을 조절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1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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