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김재홍 기자 = 현직 경찰 간부가 도박장에 수시로 드나들며 하수인 노릇을 하다가 현장을 급습한 동료 경찰관들에게 붙잡히는 수모를 당했다.
또 도박 단속을 하기는커녕 도박판에 뛰어든 다른 경찰 간부도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도박 방조와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부산 동부경찰서 모 지구대에 근무하는 김모(52) 경위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김 경위는 지난 10일 오후 7시 40분께 부산 남구 모 건물 3층에 있는 불법 도박장에 있다가 현장을 급습한 형사들에게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김 경위와 부산 남부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박모(55) 경위가 이 도박장에 수시로 드나든다는 정보를 입수한 형사들이 잠복근무하다가 김 경위가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되자 망치로 출입문을 부수고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도박장에는 운영자와 손님 등 19명이 더 있었고 도박판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판돈은 800만원가량으로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경위는 직접 도박을 하지는 않았지만 도박판에서 돈을 떼먹고 달아난 2명의 신원을 조회해 운영자 등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경위가 언제부터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는지, 그 대가가 무엇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경찰은 밝혔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또 박모(55) 경위를 상습도박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박 경위는 김 경위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11일 오전 1시 10분께 자진 출석해 훌라 등 상습적으로 도박한 혐의를 실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박단과 박 경위의 유착 관계도 조사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김 경위와 박 경위를 곧바로 직위 해제했다.
경찰은 이들의 구체적인 범행을 파악해 강력하게 처벌하고 중징계할 방침이다.
youngkyu@yna.co.kr,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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