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밀착·지역맞춤형 공약 선보여…"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
"경남, 그리운 盧 전 대통령 잠든 곳이자 제가 묻힐 땅"
(창원=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11일 공약 보따리를 들고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방문해 표심 몰이에 나섰다.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데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추격이 턱밑에 이른 상황에서 생활밀착형·지역맞춤형 공약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유권자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이 지역이 문 후보의 본거지라는 점에서, 부울경을 중심으로 '야도(野都) 회복'을 꾀해 대선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를 슬로건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가계통신비 절감 8대 정책을 비롯한 전국구·지역구 공약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공약에는 통신 기본료를 폐지하고 단말기지원금 상한제를 조기에 없애는 방안, 중국·일본과의 협의를 통해 세 나라 간의 로밍요금을 폐지하는 정책 등이 담겼다.
이어 같은 장소의 다른 회의장에서 '동남권 경제혁신의 중심, 경남'을 주제로 별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사천 항공우주산업 특화단지의 생산성 고도화를 위한 인프라 조성 지원, 경남 항공산업국가산업단지 조성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 같은 문 후보의 '공약 폭탄'은 이념 성향보다는 '내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를 묻는 실용적 성향이 강한 부동층 유권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 4·13 총선에서부터 이 지역에서 야당 지지세를 꾸준히 확장해온 만큼 확실한 비교우위를 점해 안 후보의 추격을 저지하겠다는 포석으로도 보인다.
실제 문 후보는 이날 "경남의 아들 문재인이 오늘 고향에 왔다"며 이 지역과의 정서적 밀착감을 강조했다.
그는 "거제는 피난민이었던 제 가족을 따뜻하게 품어 주셨다. 저는 거제에서 태어났고 거제의 바닷바람과 함께 자랐다"면서 "창원·마산 노동자 삶이 저를 성장시켰다. 항상 그리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잠든 땅도 이곳 경남이고, 제가 돌아와 묻힐 땅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60년 전 오늘 김주열 열사의 주검이 마산 앞바다에 떠올랐다"며 4·19 혁명을 상기시키고, "부마 민주화 항쟁은 경남의 자부심"이라고 강조하며 이곳이 '민주주의의 본산'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경남 지사직 '꼼수사퇴'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는 "지역경제가 어려운데 도지사마저 속을 썩였다"면서 "탄핵 반대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돼서 도정을 내팽개쳤다"고 날을 세웠다.
문 후보는 오후에는 부산과 울산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맞춤형' 공약 발표를 이어간다.
여기서 문 후보는 부산 북항 재개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신설 등을 공약한다.
hrse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