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굴기론 맞서는 차이잉원 잠함국조론…'현실적 한계' 지적도

입력 2017-04-11 14:19   수정 2017-04-11 17:01

중국굴기론 맞서는 차이잉원 잠함국조론…'현실적 한계' 지적도

대만 정부, 잠수함·전투기 자체 개발에 '올인'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친(親)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정부가 중국의 군사적 압력에 맞서 독자적인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대만 중앙통신(CNA) 등에 따르면 차이 총통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잠함국조'(潛艦國造·잠수함과 함정의 직접 건조) 계획에 따라 2020년 12월까지 29억 대만달러(1천70억 원)를 잠수함 설계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국산 잠수함 8척을 건조해 10년 내 실전에 배치한다는 게 목표다. 차이 총통은 "대만 자주국방 정책 가운데 가장 도전적인 프로젝트로 일각에선 전망을 좋게 보고 있지 않지만 대만 정부로선 절대 피할 수 없는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차이 총통은 지난 2월에는 31억3천만 달러(3조5천840억 원)를 투입해 오는 2026년까지 차세대 초음속 훈련용 전투기 66대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산 무기 구매를 선택한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이나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과 달리, 차이 총통 정부가 독자적 무기 개발에 나서는 것은 최근 중국의 군사적 압력과 맞물려 자주국방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8월 무기 연구개발 예산으로 67억 대만달러(2천500억 원)를 책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대만 정부로서는 국방분야 일자리 창출이라는 부수적 효과도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군사전문가인 앤서니 웡(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대만이 1980년대 미국의 도움을 받아 국산방위전투기(IDF)를 개발했을 때 많은 훌륭한 전투기 설계자와 기술자를 보유했지만 2000년 프로젝트를 중단한 이후 전투기 전문가들이 한국의 T-50 골든 이글 훈련기 개발 사업에 합류했다"면서 "독자 무기개발 계획은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고급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중국의 압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차이잉원표 자주국방'에는 한계가 있다는 현실론도 만만찮은 분위기다.

대만 단장대 황제정 국제정세 전문가는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대만의 방위 산업 발전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해군 군사전문가 리제(李杰)는 이제서야 재래식 잠수함 개발이 가능한 대만이 30여 년 전 핵잠수함 개발을 시작한 중국 인민해방군을 기술, 수량 면에서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만이 수중 고철을 제조한 것으로 판명 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앤서니 웡 회장도 "중국의 외교적 압력 때문에 현재까지 세계에서 어떤 국가도 감히 대만산 무기를 사려 하지 않는다"면서 "차이 총통이 책임감 있고 결연한 지도자로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harri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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