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밴드레이더 탐지 800km냐 2천km냐"…심재철·우다웨이 설전

입력 2017-04-11 18:09  

"X밴드레이더 탐지 800km냐 2천km냐"…심재철·우다웨이 설전

국회 찾은 우다웨이 "한반도 정세, 통제 없인 큰일 나"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북핵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심재철 국회 부의장이 11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핵심 장비인 X밴드레이더의 탐지거리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이날 국회에서 심 부의장을 만난 우 특별대표가 X밴드레이더의 탐지거리가 2천km에 달해 중국을 위협한다는 자국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하자, 심 부의장이 800km라고 반박한 것이다.

우 특별대표는 "사드 문제에서 우리가 가장 관심이 큰 부분은 X밴드레이더로 2천km의 탐지거리를 갖고 있다.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의 전략적인 안보가 크게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운을 뗐다.

단호한 표정의 심 부의장은 이에 "X밴드레이더의 탐지거리를 잘못 알고 있는데 800km밖에 안 된다"면서 "서울에서 함경북도 거리가 800km이고 중국 단둥 일부 지역이 그 (사드) 거리에 포함돼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심 부의장은 다시 "사드로 중국을 감시하고자 했다면 사드를 북한 방향이 아니라 중국 본토, 산둥반도 쪽으로 향했을 것"이라면서 "탐지거리가 800km밖에 안 되는 상황이고 사드가 중국에 큰 위협이 된다는 말씀은 굉장한 오해"라고 덧붙였다.

심 부의장의 지적이 이어지자 우 특별대표는 "(X밴드레이더의 탐지거리가) 800km가 맞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중국 외교부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핵심 당국자인 우 특별대표조차도 사드 문제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정부 입장만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한반도에 배치될 사드가 무기기술 면에서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면서도 '트집' 잡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맞는 이야기"라고 답한 심 부의장은 중국이 네이멍구(內蒙古)와 헤이룽장(黑龍江)성에 각각 탐지거리 3천km, 5천500㎞ 레이더를 둔 점을 거론하며 "중국은 한반도를 손바닥처럼 들여다보면서 왜 우리는 방어용도 배치 못 하느냐"고 지적했다.

우 특별대표는 X밴드레이더의 탐지거리에 대한 논박은 그만둔 채 "중국 배치 레이더는 한국 군사와 관련해 배치하는 것이 아니다. 사드가 최종적으로 배치되면 중국은 반드시 상응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를 두고도 대립했다.

심 부의장이 먼저 "한국은 중국의 경제 보복에 굉장한 유감을 느낀다"고 이야기하자, 우 특별대표는 "중국은 경제 보복 조치를 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이 사드 문제에 느끼는 불만을 자발적인 행동으로 표출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심 부의장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정치 시스템상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자잘한 경제 보복은 대국 체면에 맞지 않는 치졸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우 특별대표는 이날 면담에서 "북한과 미국이 강경 태세를 보이면서 대치하고 있다"면서 "이런 국면이 통제되지 못하면 큰일이 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반도 정세가 전례 없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금 한반도 정세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에서 전쟁과 혼란이 생기는 것을 바라지 않기에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 및 안정 수호의 두 가지 측면에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면담에는 추궈훙(邱國洪) 주한중국대사 등이 배석했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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