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연기 하늘로 치솟아…착륙 2분 전에야 진화"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를 방문하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전용기가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국제공항에 착륙할 무렵 공항 바로 인근에서 들불이 발생해 러시아 당국이 긴급 진화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불은 이날 틸러슨 장관이 도착한 모스크바 남쪽 외곽 '브누코보' 국제공항 외부 담장으로부터 약 500m 떨어진 곳의 도로변에서 일어났다.
도로변에 있던 마른 들풀이 발화해 풀숲에 버려져 있던 폐타이어와 함께 타면서 시꺼먼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현지 재난당국인 비상사태부는 "틸러슨 장관이 탄 전용기가 착륙하기 전에 불이나 착륙 2분 전인 오후 4시 36분 진화됐다"고 전했다.
공항 당국은 이날 불이 항공기 이착륙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틸러슨 장관 전용기 착륙 무렵에 불이 났음에 비춰 고의적 방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모스크바에 도착한 틸러슨 장관은 12일 오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오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 면담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틸러슨 장관의 방러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과 이에 대한 응징을 명분으로 내세운 미군의 시리아 공군기지 폭격 등으로 미-러 관계에 새로운 긴장이 조성된 가운데 이루어졌다.
틸러슨은 이날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외무장관 회의를 마치고 러시아로 출발하기에 앞서 "러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과 보조를 맞출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이란, 헤즈볼라 무장세력을 끌어안을지 양자택일 해야한다"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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