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실 홀로코스트' 지적에 "전술 구별"…파문 일자 "부적절했다" 사과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김아람 기자 =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1일(현지시간) "아돌프 히틀러조차도 화학무기를 사용할 정도로는 타락하지 않았었다"고 발언했다 뭇매를 맞았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자국민에게 사린가스를 사용한 것들 두고 "히틀러만큼 비열한 이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스파이서 대변인은 "여러분이 러시아 사람이라면 자문해보라. 이게 여러분이 협력하고 싶은 국가이고 정권인가"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즉각 히틀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수용소 가스실에서 청산가리인 시안화물을 사용해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자행한 사실을 한 기자가 지적하자 스파이서 대변인은 물러섰다.
그는 "사린가스에 관한 한, 히틀러는 아사드가 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자국민을 상대로 그 가스를 사용하지 않았음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히틀러는 그들(유대인)을 홀로코스트센터(강제수용소)로 데려갔다. 나도 그것을 안다"며 "아사드가 마을에서 무고한 이들에게, 마을 한가운데 화학무기를 떨어뜨렸다는 것을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제수용소'를 홀로코스트센터로 표현한 것도 시비에 휘말렸다.
그는 브리핑 직후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성명에서 "홀로코스트의 참혹한 본질을 경시하려는 게 아니라 (홀로코스트와) 화학무기를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뜨리는 전술을 구별하려고 했다"며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모든 공격은 비난받을 만하고 용서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스파이서 대변인은 자신의 홀로코스트 관련 발언을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날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아사드의 화학무기와 가스 사용에 대한 생각을 밝히려고 했는데 실수로 홀로코스트에 대해 부적절하고 무신경한 언급한 점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유대인 단체 등은 스파이서 대변인의 발언을 거세게 비난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 "홀로코스트의 공포를 경시했다"며 스파이서 대변인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소속인 유대계 리 젤딘 하원의원도 "지금과 2차 세계대전의 전술을 비교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도 비교를 다르게 할 수 있다"며 "히틀러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려고 화학전을 벌인 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에 있는 유대인 단체 '상호 존중을 위한 안네 프랑크 센터'(AFC)는 스파이서 대변인이 홀로코스트를 부정했다며 그를 해고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sh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