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기간 소환은 정치탄압…사망자 발생은 경찰 책임"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폭력시위를 주최한 혐의를 받는 정광용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12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3분께 출석한 정 총장은 폭력시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출석을 미뤄온 이유를 묻자 "창당하고 대선후보를 내는 등 일정 때문에 숨도 못 쉴 정도로 바쁘다"며 "대선 이후에 성실하게 조사 받을 수 있는데 (지금) 오라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 당은 국회의원이 있는 원내정당이고 당이 설립하자마자 책임당원이 10만명이 넘어가는 정당"이라며 "공당의 사무총장을 대선 기간에 부르는 것은 정치탄압이자 선거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위 당시 사망자 발생에 경찰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럼요"라며 "(당시) 군중은 다들 흥분했고 저는 '침착하라. 폭력을 쓰지 말라' 지침을 내렸으나 경찰이 과잉으로 대항(진압)했다"고 책임을 부인했다.
당시 사회자였던 손상대 뉴스타운 대표가 '공격하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사회자가 무모한 것도 있었다. 사회자 역시 사람이다"라고 답하면서도 "손상대씨 책임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 총장의 종로서 출석에는 정광택·권영해 새누리당 공동대표도 동행했다.
종로서 정문 앞에는 정 총장이 회장으로 있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원 50여명이 모여 태극기를 흔들며 '진실은 이긴다', '대한민국 만세' 등을 외치며 정 총장의 이름을 연호했다.
정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일인 지난달 10일 헌법재판소 인근인 종로구 안국역 앞에서 폭력시위를 주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참가자들은 헌재의 탄핵 인용 소식에 격분해 경찰 버스를 파손하고 언론사 기자를 폭행하는 등 폭력 양상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3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하는 등 사상자도 발생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3일·10일 세 차례 정 총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정 총장은 '대통령선거 이후 출석하겠다' 등 이유를 대며 나오지 않았다.
정 총장은 9일에 팩스로 '12일 출석하겠다'고 밝혔다가 10일 '대선 이후 출석하겠다'고 번복했고, 이에 경찰이 체포 영장을 신청하자 다시 말을 바꿔 12일 오전 9시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탄핵 당일 집회에서 사회를 본 손 대표는 지난달 28∼29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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