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단체관광 중단 한달] ②유커 특수 실종…업계 생존 '몸부림'

입력 2017-04-13 06:05   수정 2017-04-13 06:14

[中 단체관광 중단 한달] ②유커 특수 실종…업계 생존 '몸부림'

부산 면세점 매출 15~20%↓·여행사 줄도산…깊어지는 업계 '한숨'

'대체 관광객 찾아라'…동남아·일본·러시아 등 대상 마케팅 강화




(부산·인천=연합뉴스) 민영규 신민재 기자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로 유커 단체관광이 전면 중단된 지 오는 15일로 한 달을 맞는 가운데 관련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한 번에 수천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태우고 입항했던 크루즈선이 뚝 끊기면서 부산과 인천에서 누렸던 단체관광 특수는 완전히 실종된 상태다.

금한령 이후 부산 시내 면세점 2곳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0% 가량 떨어졌다.

중국인 의료관광을 유치해 온 부산의 한 여행사는 최근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문을 닫았다.






'부산의 명동'으로 불리던 광복로 일대가 한산해졌다.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거렸던 화장품 가게들은 중국어 간판이나 광고물을 떼고 한글이나 영어로 된 안내문을 붙인 지 오래다.

부산 도심의 한 상인은 "매출의 40%를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발길을 끊어 내국인과 동남아시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망권이 뛰어나 관광버스가 줄을 잇던 부산 용두산공원은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중국 단체관광객의 필수 코스였던 부산의 대표적 재래시장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 상인들은 중국인 관광객이 확연하게 줄자 장기 불황에 빠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대형 크루즈선이 입항할 때마다 120여 대씩 동원됐던 관광버스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한꺼번에 100명 이상의 손님을 맞이했던 대형 식당들은 '파리를 날릴 때가 많다'고 부산관광협회 관계자는 전했다.

인천에서는 숙박업소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이점 덕분에 유커들이 입국한 날이나 출국하기 전날 단체로 숙박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특수는 이제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한 호텔 관계자는 "객실 고객의 절반 이상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었는데 타격이 크다"면서 "동남아 관광객이 예전보다 늘었지만 유커들의 빈자리를 채우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올해 인천에서 수천명의 임직원이 참가하는 기업회의나 포상관광을 진행할 예정이었던 중국 커우천그룹과 유더그룹, 아오란그룹 등이 잇따라 방한 계획을 접거나 연기했다.

인천 차이나타운에 있는 지역기업 뷰티 상품 공동판매장에는 금한령 이후 방문 고객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었다.






매장 관계자는 "유커가 한창 많았을 때는 '오늘 몇 시에, 몇 명이 간다'는 식으로 예약을 한 단체관광객만 받았을 정도였다"면서 "언제 경기가 회복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와 인천시, 항만공사 등은 그동안 중국 쪽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관광객 유치를 동남아시아 등지로 다변화하고 개별 관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으로 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매년 중국에서 개최하던 '부산 마이스 해외 로드쇼'를 올해는 일본(6월)과 대만(8월)에서 각각 열기로 했다.

2017년 부산 의료관광 해외 특별전은 애초 중국에서 진행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러시아 등지에서 개최키로 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최근 일본 후쿠오카, 가나자와, 마이즈루, 사카이미나토 등 4개 항만관리조합과 대만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공동 마케팅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인천항 크루즈 시장을 다변화하려고 월드 크루즈 본사 임원 면담과 인천항 초청 마케팅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관광공사 박정준 해외마케팅팀장은 "재작년부터 유커들의 성향이 단체관광에서 개별 관광으로 빠르게 변하는 추세에 대비해 왔다"면서 "이번 사드 사태를 계기로 중국 의존도가 지나친 관광시장을 동남아 등지로 다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금한령 한파에도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특화된 관광상품이 하나의 대안으로 꼽힌다.






6·25 전쟁 직후 피란민 등에 의해 산비탈에 생겨난 계단식 마을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는 지난 3월 14만9천832명이 방문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만명 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색적 정취 덕분에 내국인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일본에서 온 소규모 관광객들이 유커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우고도 남은 것이다.

지난 3월 부산 서구 송도 구름 산책로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나 증가한 11만6천282명으로 집계됐다.

송도해수욕장 앞 수면 위에 길이 365m인 강화유리를 바닥으로 깔아 만든 구름 산책로는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선사해 인기몰이의 주역이 되고 있다.

youngkyu@yna.co.kr, sm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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