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성범이야" 캠프 부상에도 펄펄 나는 비결 있다

입력 2017-04-12 09:57  

"나 나성범이야" 캠프 부상에도 펄펄 나는 비결 있다

'동반부상' 박민우와 앉아서 타격 훈련…"모든 걸 다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캠프에 도착하자마자 다치다니…. 정말 '멘붕'이었어요."

NC 다이노스 나성범(28)은 스프링캠프 첫날을 떠올리면 아찔해진다.

나성범은 지난 1월 31일 NC의 1차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 도착하자마자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장시간 비행에 시차가 겹쳤고, 짐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 나니 잠이 부족했다.

훈련 첫날, 새 스파이크의 징이 유난히 길었는지 땅에 박혀서 발목을 삐끗했다. 몸이 힘든 상태에서 찾아온 이 부상은 그야말로 나성범의 발목을 잡았다.

나성범은 "기분 나쁘게 아팠다. 뛸 때마다 아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나성범은 1차 캠프 내내 누워있거나 치료를 받아야 했다.

나성범은 "다른 선수들은 하고 싶은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저는 누워있거나 보강 운동만 하려니 답답했다"고 돌아봤다.

나성범은 1차 캠프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누워만 있을 나성범이 아니었다. 그는 어느 정도 운동할 수 있는 상태가 되자 웨이트트레이닝에 매진했다.

"2차 캠프지인 로스앤젤레스에 가고 싶었다. 1차 캠프에서 몸을 다 만들고 로스앤젤레스에서 바로 연습경기에 뛰고 싶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여전히 뛸 때마다 발목에 통증을 느꼈다.




결국, 나성범은 2차 캠프에 동행하지 못했다. 투산에 계속 남아 치료와 재활을 했다.

그는 "다리 상태만 좋아지면 바로 경기에 뛸 수 있는 상태를 만들자"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나아가 "훈련은 못 해도 타격, 웨이트트레이닝을 더 할 기회다"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나성범은 '앉아서' 타격 훈련을 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성범 곁에는 박민우(24)가 있었다.

박민우도 캠프 초반에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성범은 "민우에게 배울 것을 많이 배웠다"며 "민우는 정말 좋은 타자다. 제일 잘 친다고 생각할 정도다. 제가 갖지 못한 콘택트 능력이 정말 좋다"고 칭찬했다.

나성범은 4살 동생인 박민우에게 적극적으로 타격에 관해 물어봤다.

그는 "실내에서 함께 앉아서 타격 훈련을 하면서 많은 것을 물었다. 작년 말에 제가 안 좋았다고 느낀 것을 좋아지게 하려고 민우에게 많이 물어봤다"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민우는 동생이지만 배울 게 많고 정말 잘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나성범이 '선배라 생각지 말고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하자 박민우는 '형은 타이밍만 잘 잡으면 된다'고 말해줬다.

나성범은 결국 3월 5일 2차 캠프에 뒤늦게 합류했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히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과의 함께 호흡하기 위해서였다.

박민우는 훈련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나성범은 연습경기에는 나서지 못했다. 그는 '개막 엔트리에는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했다.

시범경기가 시작할 때도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다. 나성범은 한 타석씩 소화하며 경기 감각을 익혔다.

개막전이 다가오면서 나성범은 불안함을 느꼈다. 그래서 더욱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

나성범은 시범경기 막판에는 선발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개막 엔트리에도 물론 들어갔고, 개막전부터 자신의 자리인 '3번 타자 우익수'를 지켜냈다.




김경문 NC 감독도 "나성범이 자기가 할 것을 잘 소화해서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개막 후 처음 몇 경기에서는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지난 6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5경기 연속 안타를 치는 등 완전히 감각을 되찾았다.

11일 LG 트윈스전에서는 결정적인 2루타 2개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11일까지의 타율은 0.324다. 도루도 4개 성공해 발목 상태가 완전히 좋아졌음을 입증했다.

캠프 첫날 다쳐 제대로 훈련도 못 해보고 시즌을 맞이한 선수로 보이지 않는다.

그는 "올 시즌에는 다치지 않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하고 싶다"는 각오와 집념으로 자신의 진짜 가치를 증명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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