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2007년 대선 무렵 불거진 'BBK 주가조작' 사건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인으로 유명세를 치렀던 이동연(65)씨가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김석우 부장검사)는 이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다른 사람을 속여 돈을 챙긴 혐의(사기) 등으로 이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8년 4∼5월께 "국가정보원 출신의 청와대 비밀특보에게 얘기해 국가정보원 보유 토지를 싸게 살 수 있게 해주겠다. 작업하는데 경비가 필요하다"고 속여 김모씨에게서 1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해 7월 자금난에 처한 코스닥 상장업체 이티맥스측과 공모해 자신이 해당 업체의 주식을 대거 매입해 최대주주가 된 것처럼 허위 공시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도 있다.
그는 "내가 이티맥스 대주주로 등재되면 투자를 받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회사를 빨리 정상화하기 위해 나를 대주주로 올려 달라"고 먼저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이씨의 지분 인수 공시 후 이티맥스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치며 큰 폭으로 올랐다.
이씨는 이러한 일을 벌이는 과정에서 자신이 이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점을 은연중 과시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미국 국적인 이씨는 1994년 당시 국회의원이던 이 전 대통령이 신앙 간증을 위해 로스앤젤레스(LA) 코리아타운을 방문하자 자신의 집을 숙소로 제공한 것을 계기로 이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대선 전후 이 전 대통령에 대해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제기될 당시엔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의 친누나인 에리카 김을 이 전 대통령에게 소개한 인물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김경준씨는 BBK 주가 조작을 주도한 혐의가 인정돼 8년간 복역하고서 지난달 말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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