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과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에게는 고민 요소가 하나씩 있었다.
오리온은 가드 오데리언 바셋(31·185㎝)의 기복 심한 플레이, 모비스는 센터 허버트 힐(33·203㎝)의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경기력이 불안 요소였다.
추일승 감독은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바셋의 기복에 대한 해법을 묻는 말에 "그걸 알면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유재학 감독 역시 원주 동부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이긴 뒤 "4강에서는 힐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오리온과 모비스가 1차전에서 패한 것은 바로 바셋과 힐이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11일 서울 삼성과 1차전에 나선 바셋은 18분 15초를 뛰며 10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나마 10점은 이미 승부가 갈린 4쿼터에 나온 점수다. 3쿼터가 끝났을 때 삼성이 이미 61-36으로 앞서 있었기 때문에 이날 4쿼터는 의미가 없는 경기였다.
바셋은 3쿼터까지 2점 슛 3개, 3점 슛 2개를 던져 모두 실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삼성 이상민 감독은 "상대 가드 슛은 줄 생각으로 나왔는데 마침 바셋과 정재홍의 슛 컨디션이 안 좋았고, 불발된 슛은 모두 우리 팀의 좋은 찬스로 연결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오리온은 바셋 외에 정재홍도 3쿼터까지 2점 슛 3개, 3점 슛 4개를 던져 하나도 넣지 못하는 등 가드진 득점이 0점에 그치면서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10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1차전을 치른 모비스 힐도 10분 35초밖에 뛰지 못했다. 득점은 5점에 리바운드 5개를 건져냈다.
반면 인삼공사의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은 33점에 9리바운드로 펄펄 날아 좋은 대비를 이뤘다.
인삼공사 오세근과 사이먼의 골 밑 조합에 맞서 모비스에서는 이종현, 힐, 함지훈이 힘을 내줘야 하지만 모비스는 1차전에서 함지훈마저 무득점으로 묶이면서 고개를 숙였다.
힐은 모비스가 정규리그 막판에 높이 보강 차원에서 영입한 선수지만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2011-2012시즌 인천 전자랜드에서 뛸 때만 하더라도 정규리그 평균 득점이 20점을 넘을 정도로 공격력이 준수했으나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네 경기에서는 평균 4.5점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시리즈를 치르면서 바셋과 힐이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변신해 반격의 선봉에 설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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