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아란 배영경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가능성을 열어두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자 범보수 진영이 12일 일제히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수도권 선거대책회의를 통해 사드 문제를 고리로 두 야권 후보에게 맹비난을 퍼부었다.
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은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안보관을 각각 "위험하고 불안하다", "오락가락하고 애매모호하다"고 규정했다.
정 권한대행은 이어 문 후보의 전날 '5+5 긴급 안보비상회의' 개최 제안을 "진정성 없는 정치쇼"라고 깎아내리는 한편, 안 후보를 향해 "보수표심이 아쉽자 입으로만 보수 흉내를 내는 진정성 없는 보수 코스프레를 한다"고 비판했다.
육군 제1야전군사령관 출신의 박정이 상임중앙선대위원장은 "문, 안 후보가 (대선 정국이) 안보 프레임으로 바뀌니 다급해서 모습을 바꿨다"면서 "국가 지도자로서 보이는 진정한 자세인지 큰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회의에 참석한 나경원, 김선동 의원도 각각 "문 후보가 안보가 대선의 핵심 사안으로 부상하자 '페이크'(가짜) 안보 후보를 자처한다", "사드 배치 반대로 안보 불안을 야기한 당사자들이 허겁지겁 입장을 조정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한국당의 홍준표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안 후보가 긍정으로 돌아설 듯이 말을 바꾸는 것을 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 자격이 있는지 참 의아스럽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표심만 노리고 국가대사를 손바닥 뒤엎듯이 말하는 그분들을 믿고 어떻게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나"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준길 한국당 대변인도 4·12 재보궐선거를 계기로 낸 논평에서 "안보관이 불안한 후보를 내세운 정당, 중심 없는 오락가락 안보관을 가진 후보를 내세운 정당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걸 수는 없다"고 야권 후보를 겨냥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바른정당도 문, 안 후보가 입장을 바꿨다면서 공세를 폈다.
유승민 캠프의 지상욱 대변인단장은 이날 논평에서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이 사드 문제를 놓고 입장이 서로 갈팡질팡한다"면서 "안보 공약은 '선거 분위기'에 따라 오락가락할 수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김무성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했던 문재인, 안철수 후보도 국민적 반응이 굉장히 나쁜 점을 의식해 입장을 바꿨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당 선대위에 합류한 이노근 전 의원은 이날 안 후보의 경력 기재 문제와 그의 정치 활동에 안랩 임직원들이 동원됐다는 의혹 보도를 거론하면서 안 후보를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안 후보가 2011년 서울대 교원 임용 지원 당시 단국대 의과대학 의예과장 서리(전임강사)였음에도 '학과장'이라고 지원서에 기재했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이 공식서류에 대통령이라고 쓰느냐. 명확히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안랩 임직원 동원 의혹 보도를 인용하면서 "공직선거법 또는 정치자금법 또는 배임죄에 의한 위반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안 후보는 명확히 답변하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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