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거리에서 연극, 퍼포먼스, 무용,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펼치는 '2017 안산국제거리극축제'의 중심에는 올해도 '세월호'가 자리한다.
다음 달 5~7일 안산문화광장과 안산 시내 곳곳에서 열리는 '2017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고 성찰하는 무대를 포함, 총 14개국 116편의 공연이 관객과 만난다.
안산이 단원고 희생자들의 터전이었던 만큼 축제 측은 지난 2015년부터 안산 시민들의 이야기와 아픔을 드러내는 작품들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터진 2014년에는 행사 자체가 취소됐다.
올해는 자체 제작 공연을 개·폐막작으로 선정하는 등 '안산 색깔'을 보다 분명하게 담아냈다는 설명이다.
윤종연 예술감독은 12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안산이라는 도시, 시대상, 시대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작품을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라며 "문화예술이 도시의 아픔을 기억하고 위로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이제는 내려놓을 부분이 있다는 시각도 존재하는 것을 알지만, 이 사건은 단순히 2~3년만 기억하고 지나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축제는 앞으로도 세월호와 관련한 아픔과 상처에 대해 이야기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작품 중 여럿이 세월호 참사를 온몸으로 기억하고 사유한다.
우선 개막작으로 선정된 창작그룹 노니의 '안安寧녕2017'은 길놀이 형태의 시민참여형 공연으로, 세월호 참사 이후 아픔을 간직한 안산 시민의 삶을 되돌아본다.
2015년 첫선을 보인 '안산순례길'은 올해도 이어진다. 예술가들이 시민과 함께 안산을 걸으며 참사를 기억하고 성찰하는 행사다.
예술단체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의 '응옥의 패턴'은 세월호 희생자이면서도 별달리 부각되지 않은 베트남 출신 이주민 여성 '응옥'(가명)의 이야기를 무용과 시각 예술로 표현한 작품이다.
예술가가 아닌 관객 중심의 프로그래밍을 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워크숍을 통해 시민들이 거리의 공연자로 나서는 공동체 퍼포먼스 '마사지사', 시민과 예술가가 함께 낯선 거리를 다니며 얻은 경험을 공유하는 '낯선 이웃들', 이른바 비주류로 불린 하위 예술을 집중 조명하는 '靑자유구역#유스컬처' 등이 펼쳐진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2005년 시작돼 매년 5월 안산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거리예술축제다. 국내외 거리 예술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거리극을 선보이는 장으로, 해마다 75만명 이상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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