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랜드'의 생쥐들은 왜 고양이를 지도자로 뽑았나

입력 2017-04-12 18:29  

'마우스랜드'의 생쥐들은 왜 고양이를 지도자로 뽑았나

'이것이 선거다'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생쥐들의 나라 '마우스랜드'의 생쥐들은 5년마다 투표를 해 거대하고 뚱뚱한 검은 고양이를 지도자로 뽑았다. 고양이들로 이뤄진 정부는 '좋은' 법을 통과시켰다. 고양이의 발이 들어갈 수 있도록 쥐구멍이 충분히 커야 하고, 모든 생쥐는 일정한 속도 이하로 달리도록 규정했다. 고양이가 쥐를 편하게 잡을 수 있도록 한 '좋은' 법이었다.

삶이 고통스러워지자 생쥐들은 흰 고양이를 새 지도자로 뽑았다. 흰 고양이는 쥐구멍의 모양이 문제라며 쥐구멍을 원형에서 사각으로 바꿨다. 사각 쥐구멍의 크기는 종전보다 두 배 더 커졌다.

생활이 이전보다 더 어려워지자 생쥐들은 다시 검은 고양이를 뽑았다 흰 고양이를 뽑았다를 반복했다. 때로는 반은 희고, 반은 검은 고양이를 뽑았다. 생쥐들은 그러다 고양이의 색깔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우스랜드 우화를 그림책으로 옮긴 신간 '이것이 선거다'(루아크 펴냄)는 1962년 캐나다 정치인 토미 더글러스가 우회에서 했던 연설 내용을 토대로 한 책이다.

더글러스는 새 당을 만든 뒤 오랫동안 다른 당에 투표했던 유권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마우스랜드' 우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55년이 지나 대통령선거를 앞둔 한국 유권자들에게도 선거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내용이다.

왜 생쥐들이 고양이를 지도자로 뽑았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더글러스는 이렇게 말한다.

"생쥐들이 고양이를 통치자로 뽑는 게 이상하다고 여긴다면 지난 70여년 동안의 우리(캐나다) 역사를 돌아보기 바란다. 생쥐들이 우리 국민보다 멍청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16쪽). 한주리 그림. 60쪽. 1만원.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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