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하필 또 넥센 히어로즈, 또 고척스카이돔이었다.
kt wiz 투수 주권(22)은 지난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전에 선발 등판, 4⅓이닝 10피안타(2피홈런) 9실점(9자책)으로 무너졌다. kt는 2-12로 크게 패했다.
김진욱 kt 감독은 이 경기를 지켜보면서 지난 3월 23일 시범경기를 떠올렸다.
그때도 주권은 고척돔에서 넥센을 상대로 선발 등판, 4이닝 16피안타(3피홈런) 15실점(15자책)으로 부진했다.
이를 두고 주권이 시범경기에서 겪은 안 좋은 경험으로 고척 넥센전에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 감독은 "저도 그 시범경기로 (주)권이에게 짐을 준 게 아닌지 마찬가지로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때는 투구 수 계획(90개)도 있었고, 연습의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하면서도 "하지만 그때와 어제 경기가 같은 상황, 같은 팀이었다는 점이 권이에게 부담이 되지 않았나 생각 든다"고 말했다.
당시 김 감독은 주권이 어려운 상황을 마운드에서 스스로 극복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대량 실점 이후에도 계속 던지게 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주권이 '트라우마'에 걸렸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김 감독은 "어제 경기는 그렇게 크게 지는 때가 있는데 주권에게 그게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작년 주권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을 때와 비교해 변화구가 약해진 것도 사실이라고 김 감독은 평가했다.
주권은 지난해 6승 8패로 kt의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다.
김 감독은 "주권의 변화구, 특히 슬라이더의 공 끝 움직임이 작년에는 아주 좋았다. 시범경기 때는 변화구가 풀리고 가운데로 몰려서 경기가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또 "주권이 어리니까 경기가 안 풀릴 때 급해진다. 상대는 달아올라 있어서 더 그랬다. 초반을 넘어가 주면 좋았을 텐데, 이후에 조금 풀이 죽은 느낌이 들더라"라고 돌아봤다.
김 감독은 "결국 권이 스스로 넘어가야 한다"며 "권이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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