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서울이 거대 괴수에 공격당한다'
할리우드 영화 '콜로설'은 이런 설정으로 한국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해 화제가 된 영화다. 더구나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인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아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콜로설'은 블록버스터급 괴수 영화라기보다는 엉뚱 발랄한 저예산 코믹 판타지 영화에 가까웠다.
뉴욕에서 남자친구와 살던 글로리아(앤 헤서웨이)는 직장과 남자친구를 모두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던 글로리아는 일정한 시각 집 근처에 있는 놀이터에 갔다가 믿기지 않는 사실을 발견한다.
지구 반대편인 서울 한복판에 나타난 거대 괴수와 자신이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자신이 손을 위로 들면 서울에 나타난 괴수도 똑같이 손을 위로 뻗고, 자신이 춤을 추면 괴수 역시 똑같이 춤을 추는 등 자신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서울에는 거대 로봇도 나타난다. 이 로봇은 글로리아의 초등학교 동창 오스카(제이슨 서디키스)와 연결돼 있다.
두 사람이 집 근처 놀이터에서 주먹다짐을 벌이면, 서울에 있는 괴수와 거대 로봇도 똑같이 주먹다짐을 벌인다.
두 사람이 왜 괴수와 로봇에 얽히게 됐는지, 왜 하필 서울이 무대인지는 두 사람의 어린 시절 악연을 통해 설명된다.
한국 로케이션은 부천 상동과 여의도 한강 일대에서 진행됐다. 영화 속 한국 촬영분은 전체 상영 시간 109분 가운데 17분 정도 등장한다. 할리우드 영화치고는 적지 않는 분량이다. 그러나 주로 스마트폰이나 TV 속 뉴스 화면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수백 명의 한국인 엑스트라가 동원됐고, 느닷없이 나타난 괴수와 로봇으로 쑥대밭이 된 서울의 야경 등이 담겼다.
영화는 엉뚱하면서도 참신한 설정으로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블록버스터를 기대했던 국내 관객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괴수와 로봇의 모습은 다소 조악하고, 서울 시민들은 괴수가 왜 나타났는지 이유도 모른 채 당한다. 이런 모습을 미국인들은 방송 뉴스를 통해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본다.
이 영화는 당초 일본 도쿄에서 촬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획 단계에서 홍보 포스터에 일본의 대표 캐릭터인 고질라와 마징가Z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등장시킨 게 문제가 돼 한국으로 촬영지가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준 앤 해서웨이는 이번 작품에서도 술에 절어 사는 엉뚱한 캐릭터로 나온다. 영화 말미에 앤 해서웨이가 서울에 있는 장면이 나오지만, 실제 한국에서 촬영한 것은 아니다. 앤 해서웨이는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촬영 당시 만삭이어서 대역이 제 옷을 입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제목 '콜로설'은 '거대한'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스페인 출신의 나초 비가론도 감독이 연출했다. 4월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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