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육원 '12년제 의무교육 전면 실시' 北 실태 분석
'김씨 일가'에 충성하는 인간으로 교육…기초과학 수업 많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북한이 11일 개최한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북한의 교육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5차 회의의 안건 5개 중 하나는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함에 대한 법령집행총화'였다.
교육위원회 위원장 겸 보통교육상 김승두 대의원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 동지의 현명한 영도 밑에 조선의 존엄과 국력이 최상의 높이까지 떨쳐지는 올해에 나라의 교육 사업에서 획기적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며 장황한 보고를 늘어놓았다.
올해부터 12년제 의무교육을 전면적으로 실시한다는 것이 보고의 골자다.
앞서 북한은 2012년까지 학령전(유치원) 1년, 소학교(초등과정) 4년, 중학교(중등과정) 6년인 11년제 의무교육을 시행했다.
그러다가 2012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6차 회의를 통해 소학교 과정을 1년 늘려 기존 11년제를 12년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법령을 채택했다.
기존의 중학교 6년 과정은 초급중학교 3년, 고급중학교 3년으로 나눴다.
이후 북한은 이런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운용하다가 올해 4월 1일부터 전면 실시했다.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발간한 '2017년 북한 이해' 책자에는 북한의 교육 정책과 제도, 교육 내용 등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북한의 의무교육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을 '백두혈통'(김씨 일가)과 노동당에 충성하는 인간으로 키우기 위한 수단이다.
초등 교육은 소학교 재학 5년 동안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어린 시절, 국어, 수학, 자연 등 총 13개 과목을 가르치도록 편성돼 있다.
초등 교육에서 가장 비중이 큰 과목은 국어다. 매 학년이 일주일에 7시간 국어 수업을 하게끔 돼 있다.
1학년 교육 과정에 김일성 아내이자 김정은 할머니인 '여성 영웅 김정숙 어머님 어린시절' 수업이 편성된 점도 눈에 띈다.
초급·고급중학교 들어서는 이과 과목이 대거 늘어난다.
북한 내각 교육위원회 발행 기관지인 '교육신문'은 2014년 5월 이와 관련해 "지식경제강국을 이끌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기초과학과 실험실습 교육이 중요하다"고 적은 바 있다.
초급중학교에서 가장 많이 가르치는 과목은 수학으로 일주일에 6시간 수업을 받게 돼 있다. 이어 자연과학·국어(각각 5시간), 영어(4시간)가 뒤를 잇는다.
고급중학교에서도 역시 기초과학 중시 기조가 엿보이는데, 이과 과목은 우리와 비슷하게 수학, 물리, 화학, 생물 등으로 세분화한다.
초급·고급중학교 과정에 영어 비중이 큰 점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북한 학생들은 소학교 4, 5학년 때 일주일에 2시간, 초급중학교 3년간 매년 일주일에 4시간, 고급중학교 3년간 매년 일주일에 3시간 영어 수업을 듣는다.
교육에는 황당한 내용도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서옥식 초빙연구위원이 2015년 11월 펴낸 '북한 교과서 대해부'에 따르면 영어 교과서는 김일성 부자의 우상화와 주체사상을 소개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문제 중에는 '(남)조선에는 빈 깡통을 차고 다니는 거지들이 많다'는 문장을 영어로 번역하라는 것도 있어 실소를 자아낸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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