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 佛 외무장관 "공화당의원들이 초청…분개한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제1야당인 공화당이 주최한 콘퍼런스에 화학무기를 사용해 민간인을 숨지게 한 의혹을 받는 시리아 정권의 고위관료가 참석해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외교 2인자인 아이만 수산 외무차관이 지난 11일 파리 러시아문화원에서 열린 지역분쟁 관련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시리아, 계속돼서는 안 되는 비극'이라는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는 프랑스 제1야당인 중도우파 공화당 의원들이 중심이 돼 기획한 자리였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이탈리아 G7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 중이던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끔찍한 화학무기 공격 이후 공화당 의원들이 아사드 정권의 차관을 초청했다"면서 "분개한다"고 적었다.
시리아의 수산 외무차관은 이 콘퍼런스 참석에 앞서 지난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도 참석하려 했지만, 유럽의회 측이 그의 참석을 불허해 무산됐다.
국제사회가 금지한 화학무기를 지난 4일(현지시간) 반군 지역에 투하해 90여 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시리아 정부의 관료가 시리아 정권에 대한 응징과 제재를 추진하는 서방의 회의에 버젓이 참석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콘퍼런스를 기획한 공화당 티에리 마리아니 의원은 이번 자리가 최근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이 있기 두 달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며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도 없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앵포 방송과 인터뷰에서 "누구에게나 생각의 자유가 있다. 시리아군이 승리해야 테러리스트들도 전멸될 것"이라며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집단 격퇴를 위해 시리아 정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티에리 의원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세 차례 회동한 적이 있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공화당뿐 아니라 집권 사회당 의원들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콘퍼런스에 나온 제라르 밥트 사회당 의원은 2015년 프랑스 외무부의 승인 없이 바샤르 알아사드와 면담해 당내에서 비판 여론에 직면한 적이 있다.
시리아의 수산 외무차관은 이날 프랑스 RTL 라디오 방송에 출연,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우리를 비난하기 전에 누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는지를 먼저 조사하는 것이 옳다"면서 "2014년부터 우리는 모든 화학무기를 넘겼고 미국이 그 누구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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