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격전 전야의 첨예한 정세"…남한 지역 설정해 훈련한 듯
北 특수전 부대 경기대회는 처음…'참수작전' 훈련에 맞불 차원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김효정 기자 =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군 '특수작전부대 강하 및 대상물 타격경기대회'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가 13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특수부대 훈련에 대해 "특수작전부대들과 경수송기 부대들의 협동지휘 실현 및 적 후방 침투, 대상물 타격, 전투 정황 속에서의 실탄사격, 타격대들의 비행대 호출 및 목표 지시에 의한 무장 직승기(헬기) 편대의 타격 능력을 확정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의 보도로 미뤄볼 때 이번 타격경기는 북한 육해공군 특수전 부대원들이 무장헬기를 타고 우리 측 후방으로 침투하는 훈련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이날 오후 공개한 훈련 사진에서 김정은 앞에는 해안 지역에서의 이동 경로 등이 그려진 타격경기 '진행 약도'가 놓여 있었다. 우리 측의 특정 지역을 설정해 침투 훈련을 한 것으로 보이나, 어느 지역인지는 구체적으로 식별되지 않았다.
이런 성격상 이번 훈련은 한미 양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한미연합군사훈련에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에 투입됐던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6팀(데브그루)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의 미 특수부대가 참가한 것에 대한 반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북한군은 지난달 26일 발표한 '총참모부 대변인 경고'에서 미군 특수전 부대의 훈련에 대해 북한 수뇌부 제거를 위한 '참수작전'이라고 비난하며 "우리 식의 선제적인 특수작전, 우리 식의 선제타격전으로 그 모든 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지금까지 북한군이 공군 조종사와 탱크병을 대상으로 한 경기대회를 수차례 개최했지만, 육해공군의 최정예 특수전 부대의 훈련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은 타격경기에 "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 630대연합부대 2625군부대 관하 5지대 4타격대, 해군 252군부대 관하 1지대 2타격대, 항공 및 반항공군 323군부대 관하 1지대 1타격대의 전투원들과 항공 및 반항공군의 경수송기, 무장직승기 연대가 참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기대회는 우리 인민군대는 결코 가만있지 않을 것이며 우리 식의 보복타격으로 맞받아나가 침략자들에게 진짜 총대 맛, 진짜 전쟁 맛을 똑똑히 보여주고야 말 백두산 혁명강군의 전투적 위력을 다시금 보여주었다"고 덧붙였다.
훈련을 참관한 김정은은 "지휘관들의 결심 채택이 정확하다"며 "맡겨진 임무를 자립적으로,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전투원들은 남반부(한국)의 산발(산맥)을 주름잡으며 내달리는 맹호를 방불케 한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이어 특수부대 타격대회가 김일성 주석의 105주년을 맞이하는 시기에 열렸다며 "인민군대의 싸움준비 완성을 위해 노고를 바쳐오신 수령님(김일성)께 드리는 백두산 혁명강군의 충정의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격전 전야의 첨예한 정세"라며 군이 이에 맞게 모든 사업을 해나가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김정은은 타격경기대회에서 우승한 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에 쌍안경과 자동소총을 전달하고 경기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525군부대는 북한군 총참모부 작전총국으로 지난해 12월 김정은 참관 아래 청와대 모형에 대한 타격 훈련을 실시했던 부대로 유명하다.
김정은을 경기대회 현장에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리명수 총참모장, 리영길 총참모부 작전총국장, 김영복 11군단장, 유림호 11군단 정치위원, 김명식 해군사령관, 허영춘 해군 정치위원, 김광혁 공군사령관, 손철주 공군 정치위원 등이 맞이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특수부대 타격대회를 진행한 것은 그만큼 미군 특수전 부대 훈련을 비롯한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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