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교환기' 설치된 인형뽑기방만 노려 현금 턴 20대

입력 2017-04-13 12:00   수정 2017-04-13 19:17

'지폐교환기' 설치된 인형뽑기방만 노려 현금 턴 20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의 인형뽑기방을 돌며 지폐 교환기에 들어있는 현금을 훔쳐간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인형뽑기방에 들어가 지폐 교환기를 공구로 뜯고 현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 및 재물손괴)로 김모(26)씨를 붙잡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11일 오전 4시 40분께 광진구의 한 인형뽑기방에 들어가 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로 지폐 교환기 2대를 부수고 현금 230만원 상당을 들고 간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3월부터 이달 초까지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등 전국의 인형뽑기방을 돌며 총 18곳에서 4천600만원 상당의 현금을 훔쳐서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일정한 직업 없이 인테리어 공사 현장 등에서 일했던 그는 인형뽑기방이 무인으로 운영돼 관리가 소홀하다는 점을 노렸다. 공사장에서 자주 썼던 도구인 '빠루'도 직접 샀다.

김씨는 인터넷에서 인형뽑기방을 검색해 대상지를 선정했고, 인적이 드문 오전 3∼6시 사이를 노렸다. 마스크와 모자를 쓴 채 돈을 훔쳐가기까지 수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피해를 본 인형뽑기방은 서울이 8곳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 5곳, 대구 3곳 등이었다. 가게 문이 닫혀있자 도구로 문을 뜯기도 했고 한 곳에서 현금 700만원을 훔쳐가기도 했다.

범행 후에는 추적을 피해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김씨는 "인형뽑기방이 (기계만 있을 뿐) 무인으로 운영되고 지폐 교환기가 있어 항상 돈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모텔 등을 돌며 훔친 돈을 생활비와 유흥비로 썼다. 경찰은 김씨가 지속해서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한 뒤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손님이 많지 않은 새벽 시간에는 지폐 교환기 사용을 금지하거나 자체 경보장치를 설치하고, 종업원 등이 상주하는 것이 피해 예방에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ye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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