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이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연일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 중국과 함께 핵포기와 개방정책을 추진하면 이번 위기를 정권 붕괴 위협 없이 극복할 수 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주장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3일 '북한 핵포기·개방, 중국의 도움 있으면 위험하지 않다'라는 사평(社評)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첫 번째 목적은 정권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의 도움이 있다면 핵을 포기하고서도 이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북한은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핵 보유의 합법성을 인정받고, 더 나아가서는 핵무기를 담보로 경제발전의 큰 기회를 얻으려고 한다"며 "북한이 원자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정권 안전에 만능열쇠로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미국이 북한을 두려워하지 않는 만큼 북한이 다시 한 번 핵·미사일 시험을 할 경우 무력 대응 가능성도 극도로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그때가 되면 북한 정권의 생존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 북핵 개발 무용론을 폈다.
환구시보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도움을 받아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쇄국정책' 대신 개방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문은 "북한이 핵포기와 대외개방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권 전복의 위험 때문"이라며 "핵을 포기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미국에 의해 소멸하고, 이어 '아랍의 봄'으로 인해 무바라크 정권과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것이 북한에 강한 인상을 줬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세계 두 번째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은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북한 경제발전을 도울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중국에는 북한정권 전복에 영향을 끼칠만한 민주주의 세력이 없고, 중국은 이런 종류의 민간 활동을 허락하지 않는 점을 들었다.
신문은 "북한의 계속된 핵·미사일 개발을 감내할 수 없다는 중국과 미국의 공통된 인식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다만 차이점은 미국이 무력을 이용한 극단적인 수단을 쓸 가능성이 있는 데 반해 중국은 북한과 함께 정권 생존에 위협이 되지 않게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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