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구상' 실현 위해 비밀팀 운영…스마트워치에 장착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 애플이 비침투성(비침습성) 혈당 측정 기술을 개발하는 비밀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CNBC가 13일 보도했다.
이 기술은 바늘을 이용한 고통스러운 채혈 없이 혈당을 측정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말한다.
3명의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애플은 수년 전부터 본사에서 멀지 않은 캘리포니아주 팔로 알토 지역의 사무실에 팀을 두고 피부를 뚫지 않은 채 상시적으로 혈당 농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개발토록 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애플이 개발팀을 만든 것은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제시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극비 사업의 일부로, 최소한 5년 전부터 공을 들이고 있었다고 전했다.
잡스는 산소 농도와 맥박, 혈당 등 각종 바이오 신호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 스마트워치와 같은 착용형 장치를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CNBC는 애플이 비침투성 혈당 측정 센서를 개발하는데 성공한다면 생명과학 부문에서 '성배'를 찾는 것과 같은 신기원을 여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많은 기업이 비침투성 혈당 측정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모두 실패했을 만큼 피부를 뚫지 않고 정확한 혈당 수치를 재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과제였기 때문이다.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존 스미스는 비침투성 혈당 측정 기술은 "직업적으로 내가 마주친 가장 어려운 기술적 도전"이라고 지칭하면서 최근까지 실패 사례가 속출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덱스컴의 테런스 그렉 CEO는 기업이 비침투성 혈당 측정 기술 분야에 도전해 결실을 보기까지는 수억 달러 혹은 수십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애플은 여러 임상시설에서 타당성 시험을 하는가 하면 당국의 승인에 도움을 줄 컨설턴트들도 고용할 만큼 진척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애플이 피부에 광선을 투사해 혈당을 측정하는 광학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밀 개발팀은 조니 스루지 하드웨어 기술 담당 선임 부사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1년 전에는 30명이 팀원으로 일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팀의 존재는 애플이 바이탈 커넥트, 마시모 코프, 메드트로닉, C8 메디센서스와 같은 몇몇 기업으로부터 생의학 전문가들을 영입하면서 풍문에 오르기 시작했다.
소식통들은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의 일부는 혈당 측정 기술을 전담하는 비밀팀에 배치됐고 나머지는 애플 워치 개발팀에 배치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만일 애플이 돌파구를 마련한다면 전세계 수천만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으로, 새로운 연구를 유발하고 큰 잠재력을 가진 소비자 시장을 열 수 있을 전망이다. 비침투성 혈당 측정 기능이 추가된다면 애플워치는 '멋진 물건'에서 '반드시 사야 할 물건'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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