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친구가 '바다를 보고 죽겠다'며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남겼습니다. 어서 찾아주세요."
13일 오전 7시 5분께 경기 평택에서 경찰 112상황실에 한 통의 신고 전화가 울렸다.
지난 3월에도 한 차례 자살을 기도한 친구의 연락을 받은 여성의 긴박한 전화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자살 의심자인 A(23·여·경기 화성) 씨의 휴대 전화 위치를 추적했다.
A 씨의 위치가 강원 영월군 영월읍 봉래산 인근으로 확인되자 영월경찰서 관할 지구대와 형사팀, 112 타격대 등이 긴급 출동했다.
경찰은 112 신고 후 35분여 만에 봉래산 인근 계곡에 주차된 스타렉스 승합차를 발견했다.
차량 밖에는 연탄과 버너가 있었고, 창문은 청테이프로 밀봉돼 있었다.
순간 동반 자살기도를 직감한 경찰은 차량 문을 열고 구조에 나섰다.
당시 승합차에는 A 씨를 포함해 B(33·충북 청주) 씨, C(37·경기 광명) 씨, D(43·인천 중구) 씨 등 남녀 4명이 타고 있었다.
차 안에는 번개탄이 피워진 상태였고, A 씨 등은 희미한 의식 속에서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경찰에 의해 구조된 A 씨 등은 제천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분이라도 늦게 발견됐더라면 A 씨 등 남녀 4명의 생명이 위태로울 뻔한 긴박한 상황이었다.
경찰은 A 씨 등 남녀 4명의 주소가 각기 다른 점으로 미뤄 인터넷 자살 사이트에서 만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금만 늦었더라면 큰일이 날 뻔했다"며 "신속한 신고와 출동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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