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생사를 알 수 없는 채로 20년 이상 떨어져 살던 아버지와 아들이 유전자 채취·대조로 극적으로 상봉했다.
13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충북 청주에 사는 이모(52)씨가 이날 낮 대구 한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헤어진 지 24년 만에 아들(27)을 만났다.
이씨는 1993년 대구에서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뇌병변 장애가 있던 아들과 헤어지고 나서 생사를 알 수 없게 됐다.
그는 지난해 10월 수성경찰서를 방문해 아들을 꼭 찾고 싶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아들이 어느 보호시설에 있을 것으로 보고 이씨 동의를 얻어 유전자를 채취한 결과를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보냈다.
확실성을 높이기 위해 한 차례 더 유전자를 채취했다. 그 뒤 이씨는 지난달 7일 대구 모 장애인 보호시설에 있던 아들과 유전자 정보가 최종 일치한다는 결과를 전해 들었다.
이씨는 "그동안 미안함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며 "다시 못 볼 줄 알았던 아들과 다시 만나게 해 준 경찰관에게 감사드린다"며 아들 두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렸다.
경찰은 "이씨는 대구에서는 유전자 채취로 헤어진 가족을 찾은 첫 사례다"며 "앞으로도 장기 실종자를 조속히 발견하기 위해 유전자 정보 활용 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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