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히틀러도 화학무기 사용 안 해" 발언으로 전방위 비난을 받고 있는 숀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을 향해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박물관(야드 바?)이 12일(현지시간) 공개 제안을 내놨다.
일간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야드 바? 측은 스파이서 대변인의 전날 발언과 관련해 그의 '심각한 지식 부족'에 심히 우려한다고 논평하고, "우리 웹사이트를 방문해서 (홀로코스트) 교육을 받으라"고 제안했다.
야드 바?의 '초대'는 스파이서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사린가스 살포를 비난하는 과정에서 "아돌프 히틀러조차도 화학무기를 사용할 정도로 타락하지는 않았다"고 발언해 논란을 촉발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논란이 커지자 곧바로 CNN 방송 인터뷰에서 "홀로코스트에 대해 실수로 부적절하고 무신경하게 언급한 점을 사과한다"고 공개적으로 사과했지만 비난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야드 바? 도서관의 로버트 로제트 관장은 하레츠에 "그의 발언은 홀로코스트를 포함한 2차 대전 역사에 대한 심각한 무지를 드러낸다"고 비판하고, "그들은 역사를 왜곡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자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안네 프랑크 센터는 스파이서 대변인이 "홀로코스트를 부정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그를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이 센터의 스티븐 골드스타인 사무국장은 "스파이서 대변인의 발언은 역대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 중 가장 악랄한 중상"이라며 그가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정치권도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집권 리쿠드당 소속 이스라엘 카츠 크네세트(의회) 의원은 트위터 글에서 스파이서 대변인의 발언은 "심각하고도 충격적"이라며 "그의 사과나 사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에서 교통부 장관을 맡고 있는 그는 스파이서 대변인의 사과 회견이 나온 뒤 "그의 사과로 이 문제는 종결됐다"며 사과를 일단 받아들였다.
그러나 중도좌파 정당 시온주의연합의 에렐 마르갈릿 의원은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침묵을 깨고" "발언을 공식적으로 규탄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정당의 나흐만 샤이 의원은 "백악관에 역사 교사가 당장 필요하다"고 꼬집고, "히틀러는 인류 역사가 경험하지 못했을 만큼 대규모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치권과 언론이 스파이서 대변인의 발언을 한 목소리로 비난하고 나선 가운데 이스라엘 활동가들은 전 세계 학생들과 젊은이들을 상대로 폴란드의 나치 수용소를 방문해 소감을 노래로 만드는 홀로코스트 교육 운동을 전개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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