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중국, 끊임없이 반복됐던 전쟁의 역사

입력 2017-04-13 16:29  

베트남과 중국, 끊임없이 반복됐던 전쟁의 역사

신간 '천년전쟁'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베트남의 역사는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 역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수없이 중국의 침략을 받았다. 1천년 이상 중국 왕조의 식민지였던 베트남은 938년 바익당강(지금의 하롱베이 부근)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독립했다. 그러나 명나라 영락제 때 다시 식민지가 됐고 여러 차례 저항운동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던 중 레러이(黎利.1385∼1433)가 등장했다.

레러이는 1418년부터 독립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첫 전투에서 패배했지만 대신 장렬하게 싸우다 전멸하는 것보다는 달아나 전투력을 보전하고 재기를 노려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는 이후 명나라군이 진격하면 산으로 달아나 유격전을 벌였고 후퇴하면 쫓아가 공격하는 방식을 택했다. 매복과 유인, 기습이 성과를 거두면서 봉기군의 작전 수행 능력도 점차 강화됐다. 그는 결국 1427년 명나라 유승 장군이 이끄는 10만 대군을 전멸시키며 베트남의 재독립을 이끌었다.

매복과 유인, 기습을 중심으로 한 레러이의 전략은 20세기 미국과 싸운 베트남 공산군이 썼던 게릴라전의 전범이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정환 MBC 보도본부장이 펴낸 '무릎 꿇지 않는 베트남-중국 천년 전쟁'(종문화사)은 이처럼 오랜 세월 반복된 중국과 베트남 간의 전쟁사에 초점을 맞춰 베트남의 역사를 소개하는 책이다.

방콕 특파원을 지내며 동남아시아 등을 취재하다 베트남 역사를 깊게 접하게 됐다는 저자는 5년 넘게 자료를 수집한 끝에 책을 펴냈다.

저자는 "베트남의 역사는 중국 통일왕조들과의 생존 투쟁이 무엇보다 가장 큰 줄기를 이룬다"면서 "승패의 결과도 극적이었지만 그 원인을 찾고 싶었고 숫자와 지명에 묻힌 역사를 하나하나 꺼내서 실제 사람들의 이야기로 되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책은 또 역사 속 베트남의 전쟁 영웅들이 보여준 삶의 모습 속에서 국난을 극복하는 지도자들의 자질을 찾는다.

저자는 "몇 배나 강대한 적국이 침략해 올 때 어떻게 분열된 지도층을 하나로 묶고 백성의 지지를 받으며 병사들의 희생을 끌어낼 수 있는지 그 해답을 찾고 싶었다"면서 "베트남 영웅들이 보여준 실제 삶의 모습이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432쪽. 1만7천원.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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