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재임시 경제 침체·통제로 비판 여론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다음달 19일 예정된 이란 대통령 선거에 흥미로운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초강경 보수 정치인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12일 대선 후보로 등록하면서다.
그간 스스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혀온 데다 이란 최고지도자도 그의 출마에 분명하게 선을 그은 만큼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후보 등록을 한 의도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2005∼2013년 대통령에 재임하면서 극단적인 반서방·반미 정책과 정부의 통제를 강화한 내치를 폈다.
이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는 매우 논쟁적이다.
서방과 이스라엘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은 대통령이라는 평가와 이란을 고립시키고 경제·사회적 '암흑기'에 몰아넣은 지도자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다.
그는 농어촌의 저소득·고령층에서 여전히 인기가 높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의 지지층은 이란의 적성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유일하게 대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란 여론은 그의 대선 출마에 대체로 부정적이다.
그가 집권하던 시절 서방의 제재가 강화돼 이란 경제가 침체일로에 빠져 민생고가 심해졌던 나쁜 경험 탓이다.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이 2013년 대선에서 과반 당선된 것도 아마디네자드 정권의 반작용이라는 해석이 나왔을 정도다.
특히 젊은층은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에 거부감이 크다.
후보 등록 직후 인터넷에는 그를 비꼬는 합성 사진과 글이 쏟아졌다.
후보 등록 이튿날인 13일 이란 현지 언론은 이 사실을 모두 대서특필하면서 저마다 평가를 했다.
이란 정치평론가 압바스 압디는 현지 일간 파러루에 "아마디네자드는 자폭하려는 것 같다"며 "그는 대통령 재임 8년간 이란을 망쳐놓은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이란 보수 성향 의원인 엘리아스 나데란은 자신의 트위터에 "예전에 아마디네자드를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이제 '끝'이라고 말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일각에선 그가 지원하는 측근 하미드 레자에이 전 부통령의 표를 적극적으로 모은 뒤 사퇴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이란 선거법상 등록한 후보는 헌법수호위원회의 자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이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가 이번 대선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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