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 베테랑 윤슬아도 4언더파 공동 선두
(용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가장 퍼팅 솜씨가 빼어난 이승현(26)은 지난 9일 끝난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컷 탈락할 뻔했다.
지난해 2승을 올리고 상금랭킹 4위에 올랐던 이승현은 이번 시즌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딱 1타차로 컷을 통과했고 52위로 대회를 마쳤다.
빠른 그린을 좋아하는 이승현은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이 열린 제주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그린에 좀체 적응할 수 없었다.
이승현은 13일 경기도 용인 88골프장 나라·사랑코스(파72)에서 열린 삼천리 투게더 오픈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선두에 나섰다.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골라내는 깔끔한 경기를 펼친 이승현은 "그린 스피드가 딱 입맛에 맞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날 그린 스피드는 스팀프미터 3.9m로 측정됐다.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때 3.5m보다 훨씬 빨라졌다.
게다가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때는 비가 내려 그린이 촉촉했지만 이날 그린을 바싹 말라 있었다.
빨라진 그린 스피드에 당황하는 선수가 적지 않았지만 이승현은 펄펄 날았다.
이승현은 "다른 선수들은 그린이 빠르다고 하던데 나는 이 스피드가 딱 좋았다"면서 "빠른 그린에서는 넣는다기보다는 홀에 붙여서 파를 하자는 생각으로 퍼팅해야 하는데 그런 작전이 잘 통했다"고 말했다.
그린 특성을 파악해 대처하는 능력이 빼어난 이승현은 특히 어려운 9번홀(파4)에서 욕심내지 않고 파세이브에 전념한 게 보기 없는 경기를 치른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그린 경사가 심한 9번홀은 더블보기 6개와 트리플보기 1개가 쏟아진 까다로운 홀이다.
4라운드 합계 10언더파에서 12언더파를 우승 스코어로 내다본 이승현은 "남은 라운드에서도 파를 지키는 데 주력하면서 기회가 오면 버디를 노리는 작전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2012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 이후 내리막을 걷던 베테랑 윤슬아(31)도 이승현과 같은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선두에 올랐다.
김지현(24), 김아림(22), 인주연(20)이 이승현과 함께 4언더파 68타로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통산 5승을 올린 이승현, 통산 3승을 따낸 윤슬아와 달리 이들 3명은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2015년 신인왕 박지영(21) 등 5명이 3언더파 69타로 공동 선두 그룹을 1타차로 추격했다.
지난해 대상 수상자 고진영(22)은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11위로 무난한 1라운드를 치렀고 지난해 이 코스에서 열린 팬텀 클래식 우승자 홍진주(34)도 70타를 적어냈다.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 작년 신인왕 이정은(21)은 공동24위(1언더파 71타)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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