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펄, 내주부터 체로 거른다…하루 100포대씩 작업

입력 2017-04-14 13:00   수정 2017-04-14 14:53

세월호 펄, 내주부터 체로 거른다…하루 100포대씩 작업

수도 없어 물탱크 반입…내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2명 지원

(목포=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다음 주부터 세월호에서 나온 251㎡ 규모의 펄에 대한 세척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과정을 자문하고 있는 유해발굴 권위자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1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다음 주 월요일(17일)부터 목포 현장에 상주할 계획"이라며 "지난주 펄을 체로 거르는 테스트를 했으니 체 10세트 만들고 배수 시설도 만들어야 해서 다음 주는 돼야 본격적인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앞서 세월호를 인양한 11일까지 선체 내에서 펄 251㎥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포대당 200㎏씩 2천600여 포대에 담아 부두에 쌓아놨다.

선내정리업체 코리아쌀베지와 해수부는 가로 1m·세로 1m 크기 철재 틀에 구멍이 5㎜인 철망을 끼운 액자 모양의 특수제작 체를 10개 가량 가져온다.

여기에 물을 끌어다 체 위에 뿌리는 시설을 설치해 펄을 세척한다.

박 교수는 "하루에 100포대 정도 작업하는 것이 목표"라며 "총 2천600여 포대가 있으니 26일가량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루 100포대면 꽤 많이 하는 양"이라고 밝혔다.

작업팀은 체 아래 1mx1m 크기로 펄을 씻어낸 물이 빠져나가는 일종의 수조 같은 시설도 만든다. 이 '펄 씻은 물'은 일종의 폐수인 만큼 그대로 바다에 흘려보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수조에 펄은 가라앉히고 비교적 깨끗한 물은 위로 띄운 뒤, 펄 세척 작업에 재사용한다.

박 교수는 "현장에 수도 시설이 돼 있지 않아 세척에 사용할 물은 물탱크에 담아서 가져와야 한다"며 "물을 절약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수조 바닥에 가라앉은 펄은 수분을 빼 건조한 뒤 처리한다.

이 펄 역시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환경부에서 폐기물인지 아닌지를 판정한 뒤, 폐기물이라면 지정 업체가 처리한다. 폐기물이 아니라는 결정이 나오면 매몰할 계획이다.

박 교수는 "펄에 기름 등이 섞여 있어 판정 없이 그냥 땅에 묻으면 안 된다"며 "환경부와 처리 방안을 두고 논의를 시작한 상태로, 펄을 시험해 판정을 받을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다음 주 펄 세척 작업이 본격 시작되면 지난 3년간 파묻혔던 유류품도 상당수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펄 제거 과정에서 이준석 선장의 손가방과 여권, 단원고 학생 교복 등 유류품 총 101점이 나왔다. 뼛조각도 총 20점 발견됐으나 모두 동물 뼈인 것으로 추정됐다.

만약 펄 세척 작업 도중 미수습자 유골이 발견되면, 묻어있는 이물질을 제거해 세척을 마친다. 세척 과정에서 기름 등 오염물질이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환경부도 현장 관리에 동참한다.

이어서 유골에서 소금기를 빼는 '탈염' 작업을 거치고, 뼈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도 부서지지 않도록 약품 처리를 하는 '경화' 작업을 한다.

이후 유전자 감식을 위한 샘플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주 본원으로 보내 미수습자 가족 유전자와 대조하는 정밀 감식에 들어간다.

샘플을 채취한 나머지 유골은 현장에 임시 안치소를 마련해 보관한다.

세월호 안에서 펄이 얼마나 더 나올지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선체 내부 수색 과정에서 한꺼번에 많은 양의 펄이 더 쏟아져 나온다면 이전처럼 이를 포대에 담아 일일이 밖으로 끄집어내는 과정 또한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한편 국방부가 다음 주 유해발굴감식단 2명을 파견해 선체 수색을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이들 감식관은 직접 수색에 나서기보다는 주로 자문과 교육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선체로 진입하는 수색조는 어디까지나 민간인인 만큼 쌓인 물건을 들어내는 과정에서 유해나 유류품을 상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유해가 있을 법한 장소라면 잠시 작업을 멈추고 발굴하게 하는 등 수색조가 제대로 찾을 수 있게끔 현장을 지휘·감독할 것으로 예상된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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