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진료내용 등 수시로 알려…특검 "이영선, 비선진료 알았다"
차움병원 전 간호사 증인 출석…"최순실, 2011년 김상만에 朴 소개"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장님'이라고 지칭하며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던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이나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에게 '비선진료' 일정을 실시간 보고한 정황을 담은 증거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선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이 경호관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역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 경호관은 박 전 대통령을 '대장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안 전 비서관이나 정 전 비서관에게 비선진료 상황을 보고했다. 메시지 내용은 '대장님 지금 들어가셨고 2시간 소요 예정입니다', '오후 3시45분 끝납니다', '지금 수액 맞고 계십니다', '손님 정문 통과했습니다' 등이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비선진료 관련 부분은 모두 이 경호관이 담당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라며 "이 경호관은 비선진료인이 출입하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는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와 차움병원에서 함께 일했던 간호사 윤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2011년 국회의원이던 박 전 대통령을 차움병원에 소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이 '최씨가 당시 한나라당 의원인 박 전 대통령을 차움병원에 모시고 와서 간호사들 사이에 말이 나온 게 사실인가'라고 묻자, 윤씨는 "당시는 내가 차움에 근무할 때가 아니지만, 그쪽 직원이 내게 그렇게 말했다"고 답했다.
윤씨 진술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차움병원에서 김 원장의 진료를 받았고, 진료 기록은 최씨나 최씨의 언니 최순득씨의 기록부에 기재됐다.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는 김 원장이 자문의원이 됐고, 윤씨가 챙겨주는 주사를 들고 청와대에 드나들었다.
윤씨는 또 2013년 '간호장교가 근처에 와 있다고 하니 가서 대통령의 혈액을 받아 오라'는 김 원장의 지시에 따라 혈액을 받아왔고, 이때 혈액을 전달한 것이 이 경호관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윤씨는 최씨에 대해 "성격이 급해서 기다리지 못하고 재촉하는 편이라 유별스러운 환자로 저희들(간호사들)이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윤씨의 진술에 따르면 최씨는 당시 '바쁘니까 무조건 빨리 진료해달라'며 복도를 서성이거나 자신의 차례가 아닌데도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등 조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jae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