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지난 11일 오후 7시께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 근처.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하던 대만인 관광객 황모(39·여)씨 등 일행 4명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조금 전 보낸 택시 트렁크에 여권과 돈 등이 든 여행용 가방을 두고 내렸기 때문이다.
황씨 등은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부산 사하경찰서 다대지구대 소속 김창호 경위 등이 출동해 차량번호를 확인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택시가 황씨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황씨 일행은 야경을 즐기려고 이 택시를 타고 2㎞가량 떨어진 낙조분수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러나 미터기를 켜지 않은 택시 운전기사 A(54) 씨는 요금으로 5만원을 요구했다.
돈을 내고 내린 황씨 일행은 잠시 후 4천∼5천원이면 충분한 요금을 10배가량 바가지 썼다는 것을 알게 됐다.
황씨는 다음날 한국관광공사 관광불편신고센터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다.
관광공사 측으로부터 협조요청을 받은 부산경찰청 관광경찰대 이승우 경위는 수소문 끝에 황씨 일행이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한 호텔에 투숙한 것을 확인하고 지난 13일 오전 10시께 직접 찾아갔다.
피해자 진술을 받은 이 경위는 황씨 일행의 다음 행선지가 자신의 사무실 근처라는 것을 파악하고 복귀하는 길에 차로 데려다줬다.
사무실에 복귀한 이 경위는 곧바로 택시 기사 A씨를 찾아 부당하게 징수한 요금 4만5천원을 받았다.
이 경위는 이어 황씨 일행이 관광하고 있는 부산 중구 남포동 지하철역 근처로 가 이 돈을 돌려줬다. 황씨 일행이 귀국하는 비행기에 오르기 4∼5시간 전이었다.
황씨는 관광공사 관광불편신고센터에 다시 글을 올렸다.
그는 "한국 관광경찰의 신속한 협조와 우호적인 태도에 감동해 기쁜 여행이 됐다"면서 "우호적인 한국 관광경찰을 대만 이웃에게 널리 알리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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