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盧 뇌물수수 사실 아니면 홍 후보 사퇴"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범보수 진영은 대선후보 첫 TV토론 이튿날인 14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한 '모두까기'(모두를 비판하는 일)에 전력투구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날 문 후보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으로 일할 당시의 행적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전날 TV토론에서도 공방이 된 각종 의혹을 재차 거론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타격을 가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논평에서 유병언이 회장으로 있던 세모그룹이 노무현 정부 때 거액의 채무를 탕감받은 덕분에 부활했다는 논리를 펴면서 "문 후보는 세월호 사건의 시작이 된 세모그룹 부활의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또 "채권자 중 공공기관들이 변제받을 권리를 포기하고 출자전환이라는 비상식적인 선택을 했다"면서 "당시 청와대 혹은 정부 관계자 중 누군가가 공공기관들이 1천150억 원 출자전환 등에 동의하도록 압력을 넣은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로 문 후보를 압박하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문 후보는 전날 토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640만 달러 뇌물 수수할 때 몰랐느냐"는 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물음에 "(뇌물수수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홍 후보는) 그 말씀을 책임져야 한다"고 받아쳤다.
정 대변인은 "검찰은 수사기록을 공개해야 한다"면서 "문 후보가 떳떳하다면 (수사기록 공개를)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후보는 노무현 가족이 박연차 전 회장으로부터 640만 달러를 받은 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즉시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문 후보가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때 북한 의견을 물어본 뒤 기권했다는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당이 주최한 새희망 정책회의에서 "문 후보가 말을 바꿨다는 결정적 증거를 입수했다"면서 "폭로하기 전에 문 후보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 대한) 북한입장을 사전 확인했다고 양심 고백하라"고 압박했다.
안 후보도 범보수의 공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안 후보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 임용을 지적하면서 "아무리 부인이 뛰어나도 부부가 같은 시기에 최고 명문대 정년보장 교수로 가는 것을 납득할 국민은 없다"면서 '1+1 특혜 채용' 의혹의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또 2012년 국정감사와 대선에서 논란이 됐던 과거 안 후보의 안랩[053800]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인수 의혹도 재차 거론하면서 "안 후보는 안랩의 BW 발행 진상과 그로 인한 이익을 국민 앞에 고백하라"고 주장했다.
바른정당 이혜훈 종합상황실장은 "안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할 것인지 분명히 밝혀라. 선거 때 표 얻기 위한 보수 코스프레에 속았다가는 대한민국 안보가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면서 안 후보의 안보관을 문제 삼았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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