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일부 시설 수정해 8∼10월 윤곽 나올 듯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 옛 미군기지 터인 캠프페이지 개발이 최근 논의가 이뤄져 9∼10월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춘천 캠프페이지는 미군이 철수한 지 12년이 넘었지만, 부지 개발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고 있다.
캠프페이지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만 약 1천600억 원으로, 춘천시 1년 치 예산 10분의 1을 넘는 금액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년 운영비로 약 120억 원으로 추산되는 막대한 사업비를 충당할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춘천시는 지난해 전문기관 용역을 통해 캠프페이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1년이 넘도록 시민 의견을 듣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아 계획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캠프페이지 개발을 두고 신중론과 신속론이 엇갈린다.
춘천의 미래를 위해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의견과 12년이 다 되도록 개발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당장 춘천시의 기본 계획은 전체를 공원으로 하는 것이 큰 틀이다.
한류 문화, 어린이 놀이, 낭만 공간, 힐링 체험 공간으로 나누었지만 최근 문화예술과 자연생태, 놀이체험, 추억낭만 공간 등 4가지 주제로 나누는 방안도 제시됐다.
또 최근 중국의 금한령 여파에 애초 계획한 한류 공간도 축소하는 등 새로운 수정안이 쏟아지고 있다.
개발 비용과 관련해서는 양쪽 용지를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캠프페이지 양쪽 끝 부지 9만9천여㎡를 민간에 매각하면 3.3㎡당 500만원대으로 추산했다.
이로써 모두 1천500억원 이상의 수입이 난다고 예상했다.
또 지하에 주차장을 연결해, 지하공간을 다양한 복합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에 쇼핑이나 서비스 공간을 조성하고, 지상은 생태공원 성격을 유지, 임대료 등을 통해 운영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취지다.
캠프페이지는 6·25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도시 중심인 근화동에 들어섰다.
당시 군수품을 공급하는 비행장 활주로 설치를 시작으로 만들어졌다.
캠프페이지는 전쟁 때 공을 세운 미군 페이지 중령을 추모하는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
특히 이곳은 1983년 5월 5일 당시 중공 민항기가 캠프페이지에 불시착, 송환문제로 정부 당국자 간 첫 교섭이 이뤄져 한·중 수교 물꼬를 튼 역사적 무대다.
2005년 부대 폐쇄 이후 2012년부터 5년간 터 매입비용(1천217억 원)을 완납해 소유권이 춘천시에 있다.
현재 캠프페이지 터 일부에는 어린이 놀이시설과 체육관, 상설 축제장, 주차장, 영화 촬영장 등 임시 시설물이 조성돼 운영 중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인 재원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고민 중이며, 현재 계획을 계속 수정하고 있다"며 "앞으로 시의회와 간담회, 공청회를 거치면 이르면 9∼10월께 개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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