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관계자 "북한 등 다른 국가에 메시지 주려는 의도 아냐"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폭탄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초대형 폭탄 GBU-43을 투하하는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인을 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존 니컬슨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은 아프간에서의 GBU-43 투하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았고 따로 승인을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AP통신이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컬슨 사령관도 폭탄 투하 직후 기자회견에서 누구의 지시로 투하했느냐는 질문에 군 지휘계통 내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일정한 수준의 자유도를 누렸다고 모호하게 답했다.
그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이 폭탄을 사용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GBU-43은 지금까지 미군이 실전에 동원한 비핵무기 가운데 가장 강력한 초대형 폭탄으로, '폭탄의 어머니'(Mother of All Bombs)라는 별칭의 약자를 따 '모압'(MOAB)이라고도 부른다.
미군은 지난 13일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주(州)의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근거지에 GBU-43을 투하했으며 이 공격으로 IS 대원 36명이 사망했다.
시리아 공군 기지의 공격과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둘러싸고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아프간 공습은 미국이 주변국에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공격이 북한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는 관련이 없으며 단순히 전술적인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니컬슨 사령관도 "(GBU-43 투하는) 알맞은 목표물을 겨냥한 알맞은 무기였다"며 "전술적으로 볼 때 전장에서 목표물을 상대로 그 폭탄을 쓰기에 적기였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아프간 폭탄 투하를 놓고 "또 다른 성공적인 사례"이라고 추켜세웠다.
또 폭탄 투하가 북한 등에 주는 경고성 메시지냐는 질문에는 "북한에 대한 메시지는 될지 모르겠다"며 "메시지가 되든 안 되든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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