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어떤게 효율적으로 기여하는 것일지 고민…모든 상황에 대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에 참여했던 이재명 성남시장이 15일 본인의 거취와 같은 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원 문제를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네티즌 의견을 묻는 투표에 착수했다.
대선 판도가 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양강구도로 재편된 가운데 문 후보가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고 안 후보의 추격을 따돌리는 데 있어 이 시장이 어떤 형태로 지원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 시장은 이날 트위터에 '의견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저의 거취에 대해 논의가 많습니다. 여러분 의견은?"이라며 투표를 올렸다. 투표는 내일 오후까지 진행된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투표에 참여한 3천700여명 중 81%는 '임기까지 시정 전념'을 선택했다. '시장 사퇴 후 선거운동'은 19%에 그쳤다.
비록 이 시장의 사퇴를 바라는 지지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거취 문제를 두고 공개적 의견 수렴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이 시장의 고심이 깊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실제로 이 시장 지지층 일부에서 문 후보 선거운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요청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상당히 좁혀지며 비상이 걸린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과 맞물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이 시장은 경선에서 함께 탈락한 안희정 충남지사와 마찬가지로 현직 지자체장 신분이어서 선거법상 공식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설 수 없는 상태이다.
만일 이 시장이 '사퇴 강수'를 두고 문 후보를 전면에서 지원한다면 진보적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 후보에게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문 후보 측에서는 자칫 섣불리 사퇴론을 언급했다가 이 시장이나 안 지사 지지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는 만큼 몹시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문 후보 측은 "(이 시장이나 안 지사의 사퇴는) 문 후보는 물론 후보와 가까운 인사들 사이에서는 일절 거론된 바가 없다. 거론할 수도 없는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시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온라인상의 투표를 시작한 의미에 대해 "(사퇴 필요성에 대한 말들이 많아 고민이 많다. 제가 서 있는 위치가 어떤지, 지지자든 국민이단 의견을 한번 타진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저는 경선에 나왔던 사람이고, 여전히 민주당원이다. 당을 떠날 생각도 없다"면서 "공인으로서 어떤게 (당에) 더 크게 효율적으로 기여하는 것일지 고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퇴여부 결단을 언제까지 내릴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아직 없다"면서도 "모든 상황을 대비해 할 수 있는 준비를 최대한 갖추는 것이 공인으로서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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