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쌍용차 '사드 직격탄' 中시장 공략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2017 상하이모터쇼'가 이번 주 막을 올린다.
연간 판매 대수가 3천만 대에 육박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거대 중국 자동차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중국 맞춤형 차량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다퉈 선보이며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상하이모터쇼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제네바 모터쇼, 디트로이트 모터쇼 등보다는 위상이 낮지만 거대한 중국 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업체들로서는 중국 고객을 사로잡을 놓칠 수 없는 기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부터 28일까지 상하이 국제박람회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는 대부분의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참가해 아시아 프리미어와 글로벌 프리미어 차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베이징 모터쇼와 격년으로 번갈아 열리는 상하이모터쇼는 1985년 시작돼 올해 17회째를 맞았다. 자동차 제작사들은 미디어데이(19~20일)에서 언론에 먼저 신차를 선보인 뒤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
2015년 92만8천명이 찾은 데 이어 올해도 100만 명의 관람객이 모터쇼를 찾을 전망이다.
글로벌 업체들은 중국인들을 사로잡기 위해 중국 시장에 특화된 전용 모델들을 대거 공개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상하이모터쇼에서 중국 맞춤형 신차 3종을 '비장의 카드'로 선보인다.
현대차는 중국 전략 모델인 소형 SUV 신차를 최초 공개한다. 또, 지난달 국내에 출시된 '쏘나타 뉴 라이즈'의 중국형 버전도 최초로 선보인다.
기아차 역시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 전용 소형 승용 신차 2종을 최초 공개한다.
기아차가 공개할 중국 전략형 신차는 소형 세단 1종과 소형 SUV 시장에서 경쟁할 크로스오버차량(CUV) 1종이다.
BMW는 중국 시장 전용 모델인 '뉴 5시리즈 롱 휠베이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뒷좌석의 넓은 공간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게 기존 세단보다 휠베이스(앞뒤 차축 간 거리)를 133mm 늘였다.
BMW는 또 중국인이 선호하는 금색과 유사한 새로운 색상들을 적용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 프로토닉 프로즌 옐로우 에디션'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BMW X2 콘셉트와 뉴 4시리즈는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다.
중국 시장을 위해 특별 개발한 새 BMW 커넥티드 서비스도 처음 공개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부분 변경된 플래그십 세단 '더 뉴 S클래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디터 제체 다임러그룹 회장이 직접 상하이모터쇼를 찾는다.
벤츠는 대형차를 선호하는 중국 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S클래스 부분변경 신차를 상하이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중국은 전 세계 최대 SUV 시장인 만큼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은 이번 모터쇼에서 SUV를 잇달아 선보이며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BMW 계열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는 4도어 스포츠 액티비티 차량(SAV)으로 2세대 뉴 미니 컨트리맨의 고성능 모델인 '존 쿠퍼 웍스(JCW) 컨트리맨'을 최초로 공개한다.
폴크스바겐은 4도어 쿠페와 SUV를 결합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콘셉트카를 공개한다. 이 콘셉트카는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라인업인 'I.D 패밀리'의 새로운 모델로, 브랜드에서 처음 선보이는 CUV 전기차 모델이다.
렉서스는 준중형 SUV인 NX의 부분변경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하이브리드 세단 LS 500h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한다.
SUV 전문 브랜드를 지향하는 쌍용차는 이번에 신차 발표는 없지만, 전시관을 차려 티볼리, 티볼리 에어, 뉴 스타일 코란도 C 등 완성차 6대를 전시한다.
중국 토종 브랜드들은 자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인 만큼 신차를 대거 출품할 예정이다. 상하이자동차그룹이 하이브리드 세단을 새롭게 선보이고, 중국의 6대 자동차 기업들도 다양한 신차를 선보일 전망이다.
이번 모터쇼에 참가하는 국내 업체들의 마음은 여느 때보다 무겁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현실화하면서 현대기아차의 경우는 중국 시장의 3월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때마침 중국에서 올해부터 5공장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었고, 내년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중국 시장 진출도 검토하던 시점이어서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상하이모터쇼는 홍보와 마케팅에 더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중국 소비자들의 반한 정서를 누그러뜨리는 기회가 되면 좋겠지만, 경쟁 업체들의 '사드 마케팅'이 더 노골화되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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