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진출팀을 가리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나이 차이가 17살이나 나는 가드들의 맞대결에 팬들의 시선이 향하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 삼성의 '베테랑 가드' 주희정(40)과 고양 오리온의 '겁없는 신인' 김진유(23)다.
둘은 17일 오후 7시 잠실에서 열리는 삼성과 오리온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승부를 가를 변수로 지목된다.
사실 주희정이나 김진유는 정규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들은 아니다.
삼성은 김태술(33), 오리온은 오데리언 바셋(31)이 주전 포인트가드지만 플레이오프 들어서 주희정과 김진유의 몫이 커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주희정은 연일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며 무릎 통증 등으로 컨디션이 좋지 못한 김태술보다 더 많은 시간 코트를 누비고 있다.
특히 2차전에서 주희정은 고비마다 3점포를 가동, 8점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삼성이 2연승을 거두는 데 앞장섰다.
15일 3차전에서도 5점을 앞선 상황에서 4쿼터 첫 3점슛으로 포문을 열어 8점 차로 간격을 벌리는 등 만일 3차전에서 삼성이 이겼다면 결정적인 수훈을 세울 뻔했다.
또 공격 제한시간에 쫓긴 상황에서 불안한 자세로 던지는 슛으로 꼬박꼬박 득점을 챙겨 오리온의 맥이 풀리게 하는 장면도 여러 번 연출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그런 슛이 언뜻 보기에는 운으로 들어가는 것 같지만 평소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엄청나게 연습한 결과"라며 팀 내 최고참 선수의 투혼을 칭찬했다.
이에 맞서는 김진유는 3차전 승부처에 좋은 활약을 펼쳐 오리온이 2패 뒤 1승으로 기사회생하게 한 주인공이다.
삼성이 김준일의 3점포로 66-58로 달아난 경기 종료 5분 24초를 남기고 정면에서 침착하게 3점슛을 터뜨리며 추격세를 이어가게 만들었고, 종료 4분 전에는 허일영의 컷인에 절묘한 패스를 연결해 66-66 동점 골을 어시스트했다.
또 오리온이 1점 뒤진 종료 1분 40초 전에는 이승현의 3점슛이 불발된 것을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으로 공격 리바운드를 획득, 결국 애런 헤인즈의 역전 골로 이어지게 하기도 했다.
공격 성공 뒤에는 다소 과장된 몸짓으로 팬들의 응원을 유도하는 등 신인다운 패기도 돋보였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코트에 그런 '파이터'가 한 명 있는 게 좋다고 판단돼서 계속 기용했는데 꽤 좋은 역할을 해줬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김진유의 3차전 기록은 5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쏠쏠했다.
주희정과 김진유가 17일 4차전에서도 다시 한 번 승부의 중심에서 활약한다면 삼성으로서는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오리온 입장에서는 2패 뒤 2승으로 균형을 맞출 수가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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