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개 주에 걸쳐 180여 행사 열려"…국세청 상대 정보공개소송도 제기
트럼프 지지-반대자 뒤엉켜 폭력 행사, 20여명 경찰 연행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15일(현지시간) 납세의 날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내용 공개를 주장하는 시위와 거리행진이 워싱턴DC와 뉴욕 등 미 전역에 걸쳐 진행됐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州) 버클리에서는 이 과정에서 트럼프 지지자들과의 충돌로 폭력사태가 빚어져, 수십 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수도 워싱턴DC에서는 수백 명이 참석해 문화행사에 이어 '푸틴의 애완견이 아니라면 납세 자료를 공개하라', '트럼프의 세금내역을 움켜쥐어라', '특별검사를 지정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을 했다.
일부는 '반(反) 트럼프'를 상징하는 분홍색 모자를 쓰고 '트럼프 반대, 백인우월주의 반대, 파시스트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후보 시절 납세 내용 공개를 요구받았으나 "국세청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대며 미뤘으나, 취임 후에도 자발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 NBC방송이 트럼프 대통령의 2005년 납세 자료를 입수해 보도를 앞두고 있자, 슬그머니 해당연도 자료만 공개해 비난이 일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는 1970년대 이후 대선후보에게 관행이 된 납세 내용 공개를 거부한 첫 주요정당 대선후보이자 첫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의 론 와이든(오리건) 상원의원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미국의 전통을 마치 아이들이 엉망인 성적표를 숨기듯이 쓰레기통에 처넣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는 거리행진 시위대와 트럼프 지지자들과 뒤엉켜 각목을 휘두르는 폭력사태가 발생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버클리 경찰의 바이런 화이트 대변인은 CNN방송에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20여 명이 연행됐다"고 말했다.
'납세의 날 거리행진' 주최 측은 이날 미 50개 주 가운데 48개 주의 주요 도시와 워싱턴DC에서 180개 이벤트가 펼쳐졌다고 밝혔다. 뉴욕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맨해튼 안 트럼프타워 주변에서 행사가 열렸다.
또 소셜미디어 트위터에는 '#TaxMarch'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과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또 시민단체 '전자사생활정보센터'(EPIC)는 이날 국세청(IRS)을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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