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시도 실패한 듯…더 많은 가능성 상정해 北 미사일 시뮬레이션 필요"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김정선 특파원 = 일본 정부는 1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실패했음에도 외교 채널을 통해 강하게 항의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한 경계 태세를 한층 강화했다.
이는 그동안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달리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까지 시사하며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발사를 시도했다는 점에서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압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조선인민군 창건 85년인 오는 25일을 전후해서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도 정보가 포착되자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설치된 북한정세에 관한 관저대책실을 중심으로 관련 정보 수집·분석에 나서는 동시에 경계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베이징(北京)의 외교 채널을 통해 북한에 대해 "미사일 발사 시도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일단 일본 정부는 한국이나 미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도가 실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발사 실패를 고려한 듯 총리관저로 나오지 않고 도쿄 시부야(澁谷)의 사저에서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성 간부는 이와 관련해 "일본으로 날아온 비상 물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의 안보에 바로 영향을 주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교도통신에 밝혔다.
다만, 방위성의 한 간부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북한은 (미국 등의) 압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해 온 이상으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상정해 시뮬레이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실제 일본 정부는 북한이 발사에 실패한 미사일의 종류가 무엇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이 전날 열린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이는 것을 공개한 만큼, 이날 발사를 시도한 것이 이 미사일일 경우 미국과 북한 간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북한이 최근 들어 수차례 실패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 시도를 계속하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사일 발사는 국내외에 대한 시위 행위로 받아들여졌다.
실패할 경우엔 북한 지도자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셈이어서 미사일 개발 관련자가 혹독한 처분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몇 차례 미사일 발사에 실패했지만, 개발자가 처분을 받았다는 정보는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요즘 들어서는 북한에 있어 미사일 발사는 단순한 시위 행위가 아리나, 실제 기술력을 진전시키기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으로 일본 정부 당국자들을 보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일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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