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기 진도 팽목항서, 목포 신항서 추모 행사
(목포=연합뉴스) 손상원 장아름 이태수 기자 = 계절이 세 번씩 바뀌었건만 미수습자 가족들의 시계는 2014년 4월 16일에 여전히 멈춰 있었다.
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미수습자 9명의 가족은 참사 현장인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가 옮겨진 목포 신항에서 하루를 보냈다.
소중한 아들, 딸, 배우자, 친지가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열리는 추모 행사에 가족들은 마음 한편의 불편함을 지울 수 없었지만 모든 이의 기억과 성원에 힘입어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왔다며 감사를 잊지 않았다.
단원고 2학년 2반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이날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목포 신항 주변에서 올린 미사에 참석해 단상에 올랐다.
"세월호 속에는 9명이 꺼내달라고 기다리고 있다"며 '다윤이, 은화, 영인이, 현철이, 양승진 선생님, 고창석 선생님, 어린 (권)혁규, 권재근님, 이영숙님' 등 미수습자의 이름을 차례로 불렀다.
박씨는 "미사 중에도 '엄마 나 언제 나가면 돼요? 언제까지 세월호 속에 있으면 되나요?' 하는 음성이 들린다"며 "세월호 인양 후 또 한 번의 기적이 생기도록 도와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다윤양 부모는 이른 아침 팽목항에도 다녀왔다.
아버지 허흥환씨는 "이분(추모객)들이 이렇게 함께 기억해주셔서 세월호를 인양할 수 있었으니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지금 찾아온 많은 분도 근본적으로는 우리 다윤이를 찾아야 한다는 한마음으로 오셨을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허씨는 "3주기라고 다를 게 있겠느냐. 진도체육관에서 다윤이를 찾아달라고 했던 2014년 4월 16일과 같다"며 "그래도 배가 여기까지 왔고 다윤이한테 한결 더 가까워졌으니 좀 다르다"고 위안 삼았다.
어머니 박씨는 "다윤이가 엄마 냄새 알고 꼭 돌아올 거에요"라고 힘줘 말했다.
미수습자 가족 일부는 다윤양 부모처럼 팽목항에서, 목포신항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 참여해 곳곳에 걸린 노란 리본, 깃발, 풍선에 간절한 기다림을 실었다.
다른 가족들은 목포신항에 있는 임시 거처에서 힘없이 누운 세월호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 등과의 면담에서는 마르지 않은 눈물이 흘렀다. 지난 3년간 쌓인 날들과 다름없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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