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대우조선해양의 운명을 가를 사채권자집회가 국민연금의 찬성 의견에 힘입어 17일 순조롭게 마무리되면서 정부의 채무 재조정안 합의에 '파란불'이 켜졌다.
18일까지 이틀간 모든 사채권자집회 일정이 마무리되면 대우조선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2조9천억 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게 된다.
대우조선은 유동성 위기의 급한 불을 끄고, 흑자 전환과 생존을 위한 몸집 줄이기 등 경영 정상화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은 국민연금이 전날 새벽 0시께 채무재조정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
만에 하나 돌발 상황이 생길까 우려했던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등 다른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이날 오전에 일찌감치 국민연금 의견에 따라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첫날 사채권자 집회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싱겁게' 끝났다.
남은 18일 4, 5차 집회도 채무재조정안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최종 결과는 18일 오후에야 확정되겠지만 사실상 사채권자집회에서 채무재조정안 합의가 성공한 셈이다.
'가보지 않은 길'이라 우려했던 단기 법정관리 'P플랜'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사채권자집회에서 채무 재조정안이 최종 가결되면 투자자들의 보유 채권 중 50%는 출자전환되고 나머지 50%는 만기가 3년 연장된다.
또 대우조선에 2조9천억원의 신규 자금이 지원돼 대우조선은 회생의 발판을 다질 수 있게 된다.
대우조선은 이 자금으로 선박 건조를 위한 부족 자금을 충당하고, 협력업체 납품 대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향후 대우조선은 2018년까지 총 5조3천억원 규모로 짜둔 자구계획을 철저히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작년 말까지 1조8천억원(34%)의 자구계획을 이행했다.
또 선박을 차질 없이 건조해 인도함으로써 채무를 변제해나갈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상반기 중으로 인펙스 FPSO(부유식 원유생산설비) 등 총 3기의 해양플랜트를 비롯해 10척 이상의 선박·해양플랜트를 인도할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올해 안에 총 48척의 선박을 인도해 약 10조원의 현금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연이 깊은 해외 선주사들을 찾아다니며 신규 수주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올해 수주 목표를 55억 달러로 잡았으며 현재까지 7억7천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한 상태다.
대우조선은 납기 연장에 합의한 드릴십을 제외하고 모든 해양프로젝트를 오는 5월까지 인도할 계획이며, 이후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점차 손을 뗄 계획이다. 경쟁력 있는 상선과 특수선 위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대우조선은 작년 12조7천억 원이던 연 매출을 2021년까지 6조~7조원 규모로 줄인 뒤, 조선 업황이 개선되는 대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2'와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정성립 사장은 대우조선을 '작지만 강한 회사'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정 사장은 지난 4년간 계속해서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대우조선이 올해부터는 반드시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다음 달 초 1분기 실적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다만 대우조선의 회생에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암울한 업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최근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당초 2018년부터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던 조선업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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