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경기도에서도 이색·열대 과일 생산 '급증'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아로니아, 구아바, 망고, 나디아, 블루베리, 블랙베리, 체리….
생소하거나 대부분 수입으로만 알고 있는 과일 이름들이다. 하지만 이제는 경기도 곳곳에서도 생산되는 과일이 됐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경기도 내에서 이같은 열대성 과일이나 새로운 품종의 과일 생산이 늘고 있다. 과일 생산 지도가 바뀌고 있다.
18일 경기도의 과실 생산량 통계를 보면 최근 항산화 및 면역력 강화 물질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북아메리카 원산 과실 아로니아의 도내 연간 생산량은 2013년 8t에불과했다.
그러나 2014년 31.5t, 2015년 85.1t에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267.2t으로 급증했다. 3년 사이 생산량이 33배나 늘어났다. 생산 농가도 2013년 12가구에서 지난해 128가구로 급증했다.
블루베리도 2013년 471t에서 지난해 1천57t으로 124%나 급증했다. 이 기간 재배농가 역시 315곳에서 555곳으로 늘었다.
그뿐만 아니라 호주에서 체리와 자두를 교잡해 만든 신품종 과일로, 2014년부터 도내에서 생산되기 시작한 나디아(일명 체리자두) 생산량도 2014년과 2015년 1t씩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무려 78t으로 급증했다.
이 밖에 블랙베리가 2014년 22.5t에서 지난해 26.3t으로, 구아바도 같은 기간 2.2t에서 3.3t으로, 패션프루트는 0.2t에서 10.5t으로 생산량이 많아졌다.
망고도 소량이지만 2015년부터 매년 0.4t씩 생산되고 있다.
이들 과일 중 망고와 블랙베리, 패션프루트, 나디아 등은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도내 과일 생산량 통계에 잡히지 않던 과일들이다.
아직 본격적인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현재 이천시에서는 파인애플, 광주시에서는 커피를 재배하는 농가도 생겼다.
도내 과일 생산 지도의 변화는 이뿐만 아니다.
그동안 대구·경북이 주 생산지로 여겨진 사과의 도내 생산량도 2014년 5천689t에서 지난해 7천369t으로 29.5%(1천680t)나 증가했다.
남부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던 매실 역시 도내 연간 생산량이 같은 기간 722t에서 804t으로 11.6%(82t) 늘었다.
반면, 그동안 도내에서 많이 재배하던 배 생산량은 2014년 6만3천112t에서 지난해 5만9천181t으로 6.2%(3천931t) 줄었다.
밤 생산량도 같은 기간 1천480t에서 1천47t으로 무려 29.6%(433t)나 감소했다.
도는 도내에서 열대 과일, 이색 과일, 사과·매실 등의 생산량이 늘고 있는 것이 기후 변화 영향으로 분석했다.
배의 생산량 감소는 소비가 감소하는 데다가 도내 배나무들의 수령이 많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해 도내 총 과일 생산량은 13만1천501t으로, 전년인 2015년의 11만9천515t보다 10.0%(1만1천986t)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문무 경기도 친환경농업과 원예특작팀장은 "지난해는 태풍도 없었고, 기후도 과일 재배에 좋아 생산량이 전년도보다 많이 늘었다"며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해 열대 과일 생산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한반도의 기온이 높아지는 데다가 귀농자들이 비교적 재배하기 쉬우면서도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있는 작물 재배에 많이 도전하면서 앞으로 이런 열대 과일 생산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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