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주' 된 청주, 미세먼지 외부 유입 탓…대책 '난감'

입력 2017-04-17 17:41  

'탁주' 된 청주, 미세먼지 외부 유입 탓…대책 '난감'

농업 잔재물·목재 소각으로 생기는 '농촌형' 미세먼지 다량 검출

저감대책 모색…외부 유입 미세먼지가 주 원인, 성과 거둘지 미지수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는 청주시가 '맑은 고장'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대기 환경 개선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성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많은 양의 미세먼지가 멀게는 중국, 가깝게는 수도권과 충남 등 외부에서 유입되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차단 대책 수립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주대 산학협력단이 17일 청주시에 제출한 '청주 미세먼지 특성 분석 및 대기질 개선대책 수립 용역' 결과도 청주권 대기질의 미세먼지가 상당 부분 외부에서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주대는 작년 11월과 올해 1월 청주 용암1동과 사천동의 대기질을 분석, 초미세먼지(PM2.5) 오염원을 찾아냈다.

용암1동의 경우 농업 잔재물을 소각하거나 목재를 태우는 난로에서 발생한 '생물성 연소 미세먼지'가 전체의 13.3%, 폐기물 소각시설이나 지역난방공사에서 배출된 소각시설 미세먼지가 11.5%를 차지했다.

사천동 역시 생물성 연소 미세먼지 비율이 19.6%로 가장 높았고, 경유차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도 13.7%에 달했다.

그러나 도심인 이들 지역은 농업 잔재물 소각이 많지 않고 화목 보일러를 사용하는 가구도 많다는 게 청주시의 분석이다.

이 용역 결과대로라면 청주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초미세먼지의 많은 양이 외부에서 유입됐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충북에서 관측된 초미세먼지의 57%는 국내에서, 43%는 국외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 중 충북 자체 발생량은 이의 절반을 살짝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용역 결과를 환경부 대기정책지원시스템상의 초미세먼지 오염원 자료와 비교해도 '외부 유입설'이 설득력을 가진다.

대기정책지원시스템상 2013년 청주에서 배출된 초미세먼지의 양은 1천190t에 달한다.

이 가운데 공사장이나 골재 채취·가공 과정에서 나온 비산먼지의 비중이 25%, 차량 등 도로 이동 오염원의 비중이 23%에 달한다. 생물성 연소는 17%에 불과하다.

용역 결과와 대기정책지원시스템 자료를 놓고 보면 청주에서 발생한 비산먼지의 일부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다른 지역의 생물성 연소 미세먼지는 청주로 유입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공사장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 비산먼지와 외부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생물성 연소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대책으로는 사업장 감시 주민참여 확대를 통한 비산먼지 관리, 농업잔재물 노천 소각 단속 및 화목 보일러 관리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성과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외부 유입량이 청주권 발생량을 웃도는 상황에서 자체 단속·관리만으로는 미세먼지의 양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미세먼지 저감에 한계가 있겠지만 시민 모두가 동참하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둬 지금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실현 가능성이 있는 방안을 마련, 시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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